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지은 초고층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 1차 단지에 오는 25일부터 입주가 개시된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곳이 새로운 주거문화 공간으로서 성공작이 될지 여부에 대한 실험이 시작되는 셈이다. 실험이 성공한다면 삼성측이 노려온 강남권내 `상류사회 특구'가 형성되겠지만실패한다면 교통대란 유발을 비롯해 무분별한 도시 난개발의 대표 사례중 하나로 남게 된다. ◇타워팰리스는 어떤곳인가 = 분당과 서울 강남을 잇는 언주로와 남부순환로가 교차하는 매봉터널앞 4거리 남쪽편 도곡동 467번지 일대 2만1천여평에 지어지는 대단지형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다. 삼성은 당초 서울시 체비지였던 이곳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업무용 빌딩을 지으려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서울시의 불허로 포기한뒤 방향을 틀어 아파트 2천590가구와 오피스텔 480실로 구성된 주거시설을 짓기로 했다. 이중 아파트 1천297가구와 오피스텔 202가구, 4개동으로 구성된 1차는 이미 공사를 끝내고 입주 준비가 한창이다. 이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상류사회 특구'로 표현된다. 주상복합에 대해 공개청약 규정이 없었던 당시 삼성은 선별적으로 아파트 입주 희망자들을 모았다. 대부분이 사업가, 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기타 전문직 등 종사자다. 단순히 돈만 많아서는 안되고 물의를 빚을 소지가 있는 직종이 아닌 직업을 갖고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했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유광석 전무는 "가구주의 평균 나이는 55세"라면서 "30대그룹 재벌 2명도 입주예정"이라고 입주민들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했다. 시설은 물론 첨단이다. 주방과 거실과의 기압차를 둬 음식 냄새가 빠져나가도록했고 공기정화, 습도조절, 홈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노령화에 대비해 침대가 놓일 공간에는 응급벨도 설치했다. 삼성은 전화 전용망을 설치, 입주민들이 국제전화도 최대 90%이상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점은 없나 = 가장 큰 문제는 교통난이다. 삼성측 관계자도 "입주민의 특성상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하는 인구 비중은 그리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도 교통 상황이 좋지 않은 언주로쪽은 아무래도더욱 나빠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측도 홈네트워크를 통한 입주자 대상 인근 도로 교통상황 중계등 나름대로 대응책을 세워놓고 있으며 추가 진입로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경찰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지역 한 가운데에 상업지역내 건물용 용적률을 적용받은 주상복합아파트가 지어진 만큼 교통난 등 이런저런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천구 목동에 지어지는 최고 69층의 현대하이페리온, 영등포구 여의도에 지어지는 최고 41층의 대우 트럼프월드 1차 등도 역시 교통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인 만큼 관리비도 큰 부담이다. 삼성측은 이에 대해 "설계 때부터 관리서비스까지 고려했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에 따라 가구별로 다르겠지만 관리비는 평당 9천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관리비가 일반아파트의 2배에 달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지켜봐야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인근 지역 아파트들과의 이해 상충도 예상된다. 입주민이 아닌 이상 아파트 건물은 물론 단지내 상가 등에도 출입 자체가 봉쇄되는 만큼 이웃들에게는 베푸는 것없이 도로 등 지역 기반시설의 질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아직까지 조망권 침해를 원망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플래카드도 걸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