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큰 피해를 입은 자치단체들이 이번에는 복구공사와 관련한 업체들의 로비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도로와 교량, 하천 등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간시설 복구공사를 따내기 위해 지역 건설업자들이 지방의회 의원들은 물론 정.관계 인사까지 연줄을 대 공사 수주에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도내에서 발생한 재산피해는 총 2천860억원이나 복구비는 자그마치 4천2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무주가 2천86억원으로 가장 많고 남원 1천36억원, 진안 311억원, 고창 205억원, 장수 168억원 순으로 시.군마다 도로와 하천 등 기간시설의 응급복구가시급한 실정이다. 도내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무주군은 당장 무풍, 설천면 일대 거의 모든 도로와하천, 교량을 전면 복구해야 할 형편이고 남원시도 운봉, 인월, 산내 등 3개 읍.면지역의 국.지방도와 수리시설의 보수가 절실한 상태다. 이들 시.군은 다음달 초순까지 정부에서 받을 국고보조를 가늠해 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기간시설물의 복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요즘 이들 시.군에는 공사를 수주하려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로비성전화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2천억원대의 공사를 발주할 무주군의 경우, 해당 국.과에 "잘 봐달라, 한번 밀어달라"는 지역 건설업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내 업체와 짝짓기하려는 외지 대형업체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지역연고 의원은 물론 정.관계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내세우며청탁성 로비에 나서 관계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0개 건설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남원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역 건설업자들이 시청 관계자들과 줄을 대기 위해 `물밑 로비'나 `외곽 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군은 지역 건설업체들의 로비에 따른 잡음을 우려, 소규모 공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사를 공개경쟁 입찰에 부치기로 했다. 무주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업자들이 각종 인맥을 동원해 수주 로비를 벌이고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 건설업체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특혜의혹 해소와 견실시공을 위해 공개경쟁입찰로 공사를 맡긴다는 것이 군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limch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