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맘때가 되면 자주 듣게 되는 한가위 덕담이다. 1년 농사를 풍작으로 마친 넉넉한 '농심(農心)'을 표현한 것.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상처가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는 데다 중동지역에 전운이 고조되는 등 해외 변수도 좋지 않기 때문. 이번주에는 일하는 날이 많지 않다. 추석(21일) 하루 전 연휴가 시작되지만 통상 연휴 전날부터 '귀향길'에 나선다는 관례도 감안해야 한다. 이렇게 들뜬 분위기 속에서 국회는 16일부터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국회는 다음달 5일까지 재경 정무 법사위 등 16개 상임위별로 3백65개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데 이미 '레임덕' 현상에 빠진 김대중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얼마나 파헤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쪽에선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후속조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콜금리 목표 수준을 동결했다. 국세청과 행정자치부도 각각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한은은 급등하는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선 금리인상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일부 경제학자의 주장을 지나친 터다. 게다가 정부는 부처간 사전 조율 없이 재산세(행자부)와 기준시가(국세청)를 잇달아 올리는 바람에 뛰는 부동산 가격과 여론 모두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18일 경제정책 조정회의를 개최,부동산대책의 효과를 점검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경제부문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나라밖 소식에 관심이 고조되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관심의 초점은 미국의 대 이라크전쟁.미국은 전쟁 돌입을 위한 사전조치를 취해가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유엔의 무기사찰을 수용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0월 인도분이 30달러 근처까지 치솟는 등 전쟁의 그림자가 무겁게 드리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단기간에 미국의 승리로 끝난다면 미국경제와 금융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라크와의 전쟁이 미국 경제에 해악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 처리문제가 관심사다. 도이체방크가 마련한 하이닉스 회생방안을 놓고 이번주부터 채권단이 마주앉아 타당성을 논의하게 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