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다.' '9.4 안정대책'에 '9.12 아파트 기준시가 조정안' 발표 하루뒤인 13일 서울 강남 및 수도권의 아파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중개업소들이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실시된 특별세무조사를 피해 몸을 숨긴데다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모두 한발짝 물러서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 거래공백 사태가 추석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강남권 시장기능 상실 특별세무조사 여파로 중개업소의 휴업사태가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은마아파트단지내 15개 중개업소 가운데 한 곳만이 잠시 문을 열었을 정도다. 대치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도 조사지만 손님이 없어 차리리 쉬는게 낮다"고 말했다. 매수.매도자들의 관망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기준시가 조정폭이 큰 서초구 반포동 일대아파트단지 주변의 경우 기준시가 조정내용을 묻는 전화만 빗발칠 뿐 매매 의뢰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이 곳 대한공인 관계자는 "만성적인 매물부족지역이어서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집 주인들이 대부분 여유층이어서 서둘러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신천동 우선공인 관계자도 "드물게 나타나는 매수자들도 급매물만을 찾거나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어 매매를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매도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집 주인들은 일단 조금 더 지켜본뒤 매도여부를 결정할 태세다. ◆ 강북권도 영향권 극심한 눈치보기 속에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12개 아파트단지의 기준시가가 상향조정된 광진구에서는 매매건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진구 자양동 부동산뉴스 관계자는 "자양동의 경우 실수요자 비율이 높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까 거래가 완전히 끊기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거품이 끼면서 최근 한달사이에 매매값이 2천만∼3천만원 급등했던 성산동 대우 시영아파트의 경우 집 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이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추석이 지나면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값이 빠질게 분명하니까 지금 파는 게 낫다"며 매물회수를 만류하고 있다. 강북권 중개업계는 최근까지만 해도 정부대책에 대해 "효과가 있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날은 다소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 수도권도 거래 실종 기준시가 조정 대상에 포함된 경기도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일대는 '9.4 대책' 발표이후 쏟아져 나왔던 매물이 완전소화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조치가 나와 거래성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서현동 매일공인 관계자는 "기준시가 조정 이후 집값 전망에 대해 묻는 전화만 쇄도할 뿐 거래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들어 아파트 시세가 평당 1천만원시대를 연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일대에서도 거래상황을 감지할 수 없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실수요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등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근.송종현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