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1년6개월간 수도권과 제주에서만 2회 이상 땅을 사들인 사람이 3만1천761명이고 이들이 사들인 토지는 여의도 면적(89만평)의 53배인 4천759만평(1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이 모두 `땅 투기'를 했고 전부 국세청 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건설교통부가 이들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하면서 내놓은 주요 사례는 일반 서민들은 도저히 꿈 꿀 수 없는 일부 계층의 땅에 대한 집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평균 23일마다 한차례씩 땅을 사거나, 8-17세 어린이나 청소년이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땅에 투자한 경우 등이 그것. 먼저 땅 사는 일을 밥 먹듯 하는 경우. 거주지가 인천인 A(45)씨는 부평과 경기 시흥의 대지와 논, 밭, 산 등 9천900평을 23차례에 걸쳐 사들였고 제주에 사는 B(61)씨는 역시 23차례에 걸쳐 북제주군 밭과 산 1만6천100평을 매입했다. 조사 대상기간이 1년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평균 23-24일마다 토지를 구입한 셈이지만 한번에 매입한 면적은 A씨 430평, B씨 700평에 불과했다. 특히 A씨의 주요 공략 지역은 부평 상동택지지구 근처 대지와 시흥 인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내 소규모 밭. 건교부는 거주지와 전답이 출퇴근 경작이 가능한 반경 20㎞ 이내에 있으면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영농계획서만 제출한 뒤 농지를 살 수 있고 그린벨트에 묶여 있더라도 100평 미만 소규모 거래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또 B씨는 같은 지역 토지를 여러차례 나눠 매입한 점으로 미뤄 골프장 등 개발사업을 준비중이거나 법인을 대신해 개인 명의로 땅을 사들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다음은 조각 땅보다는 큰 땅에 관심이 많은 유형. C(56)씨는 경기 포천군 임야 30만5천600평을 3회에 걸쳐 매입, 한번에 10만평이넘는 땅을 사들였고 D(39)씨는 경기 고양.포천.옹진 일대의 전답과 임야 9만9천평을15차례에 걸쳐, E(44)씨는 제주 서귀포의 임야 17만평을 2차례에 걸쳐 매입했다. 청년실업가(?)인 F(29)씨는 제주 애월.성산읍에 논, 산 15만9천평을 6차례에 걸쳐 샀고 학생으로 보이는 G(17)군은 경기 화성에 전.답.임야 1천200평을 5차례에 걸쳐 사들였다. 역시 미성년자인 H(13)군도 경기 평택 임야 3천400평을 2차례에 걸쳐, I(8)군은경기 가평군 임야 1천580평을 3차례에 걸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직업을 갖고 자기 소득으로 일찌감치 토지에 투자하지 않은 한 부모 등이 자식 등에게 토지를사준 것으로 추정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들 미성년자는 형식상 증여나 상속이 아닌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표적인 유형으로 제시된 사람들을 모두 투기자로 단정할수는 없으며 국세청이 실수요자와 투기자를 선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