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의 대형아파트와 빌라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 시장은 정부가 지난 4일 공동주택의 '고급주택' 기준을 전용면적 45평이상으로 확대한데 이어 12일 양도소득세 과세기준인 기준시가를 평균 17% 인상하자 급속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업계와 부동산전문가들은 대형아파트와 빌라가 △1가구3주택 실거래신고 △자금출처 조사 △기준시가 인상 △은행대출한도 축소 △고급주택 기준 확대 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3일 부동산중개업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조치로 고급주택에 포함되는 공동주택(전용 45평이상∼50평이하)을 소유한 사람들이 가장 심하게 동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완전히 끊긴 가운데 매수·매도자 모두 향후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과천 5대신도시 등지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절세방안과 향후 전망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매도.매수자 모두 정부의 조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고급주택에 새로 편입되는 아파트에 대한 기피현상도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권시장에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0평형 이상의 대형아파트를 찾는 투자자들이 격감하고 있다. 매도자들도 아직 호가를 내리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는게 부동산업소들의 귀띔이다. 건설업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용 45평이상 아파트를 분양중인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사업을 앞둔 업체들도 대형평형을 전용 45평미만으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서종욱 상무는 "용인일대 대형평형에 대한 매기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고급주택 기준 강화는 대형평형 구성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아파트 틈새시장인 빌라시장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선 대형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면 대체시장인 빌라시장도 반사이익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태원의 서울부동산컨설팅 권태홍 사장은 "분위기를 많이 타는 고급빌라시장은 대형아파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고급주택 기준 강화로 빌라시장도 상당기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사장은 그러나 "고급주택 소유자들이 양도소득세 추가발생분을 매수자에게 전가해 가격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