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및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제외된 수원 등지에서 청약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분양권전매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주상복합아파트가 틈새상품으로 떠오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되고 있는 일부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을 기록하는가 하면 초기계약률이 1백%에 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9·4 부동산 안정대책'이 발표되던 지난 4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경기도 수원시 율전동의 '벽산블루밍'아파트는 1순위에서만 17.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2평형 단일평형 3백19가구 분양에 5천6백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회사측은 "그동안 수원 지역에서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데다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되지 않은 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분양된 수도권 아파트들은 청약률뿐 아니라 계약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수원 당수동에서 분양된 '한라 비발디타운'은 지난 5일 9백72가구 중 38가구를 제외한 9백34가구가 계약,96%의 계약률을 보였다. 예비 당첨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1백% 계약은 쉽게 이뤄질 전망이다.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에서 공급된 '신한 에스빌'은 지난 4일 계약률 1백%를 기록하며 깔끔하게 분양을 마무리지었다. 이 아파트는 6백63가구 모집에 1만3천여명이 몰려 20 대 1을 웃도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풍성주택이 화성시 기안리에서 선보인 빌라 '신미주 후레쉬빌'도 2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빌라는 32,46평형 48가구 모두 계약을 마쳤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각광받는 주상복합아파트도 청약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3일 청약을 마감한 서울 대치동 주상복합아파트 '우정에쉐르'는 14가구 모집에 9백80여명이 몰렸다. 계약률도 6일 현재 90%를 웃돌고 있다. 6일 청약마감한 서울 강남구 학동역 인근의 대우 마이스디오빌은 2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14평형 단일평형 2백6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다. 서울 자양동에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 '구의역 현대하이엘'은 지난달 25일 청약을 마감한 결과 평균 5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계약률도 하루 만에 1백%를 기록했다. 이밖에 강동구 성내동에서 분양된 주상복합 'SK허브진'도 90%를 웃도는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도 의외지만 초기계약률 90%대는 시장이 불붙었던 상반기에도 흔치 않은 기록이었다"며 "가수요가 사라진 가운데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청약요건 강화와 분양권전매 제한 등의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수도권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틈새시장으로 인식되는 곳에서는 앞으로도 투자열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솔렉스플래닝의 김현필 과장은 "아파트 전매가 어려워지자 대체 상품인 주상복합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