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에 근무하는 B대리(38)는 이번주초부터 공인중개업소에서 걸려오는 전화 받기에 바쁘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 기흥읍에서 공급된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좋은 조건에 팔아줄테니 분양권을 매도하라"는 전화가 온다는 것.B대리는 "중개업자들이 하루 단위로 값을 올려부르면서 매도를 권하고 있다"며 "분양받고 6개월이 지나도록 분양권값이 꿈쩍도 안하더니 이번주 들어서 갑자기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발표 이후 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용인 수원 인천 등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의 분양권시장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벗어나면서 벌써부터 호가가 꿈틀거리는 추세다. ◆어떤 곳이 뜨나=용인 수원 인천서구 등 과열지구에서 벗어난 틈새지역의 분양권가격이 강세다. 지난 4월 용인시 기흥읍에서 분양된 '써니벨리2차' 34평형의 경우 이번주 초부터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해 불과 2,3일 사이에 프리미엄(웃돈)이 5백만∼1천만원 정도 올랐다. 이 아파트는 분양 초기 1천만원 정도의 웃돈이 형성된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분양권 가격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권까지 30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입지여건 때문에 분양초기 인기를 끌었던 수원시 율전동 주공아파트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은 지난 한달 동안에만 평형을 가리지 않고 5백만원 정도 값이 올랐다. 더욱이 4일부터 인근에 3백여가구 규모의 벽산블루밍 아파트가 분양되면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 게 이곳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율전 주공아파트의 경우 22평형 로열층을 기준으로 3천5백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있다. 이밖에 최근 공급물량이 많았던 인천 서구 일대 아파트들의 분양권값 역시 꿈틀거리는 분위기다. 최근 서구 원당동에서 공급돼 1천5백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던 신안실크벨리 아파트도 평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망=하반기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는 용인동백,파주교하 등 이번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벗어난 수도권 인기지역 가운데 상당수는 청약경쟁률이 크게 뛰면서 프리미엄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용인 죽전·동백지구,파주의 금촌·교하지구,수원의 율전 택지개발지구 및 인천의 송도 지역 등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이들 지역의 청약경쟁률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는 한편 프리미엄 형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인천지역 1차동시분양의 청약경쟁률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