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과열지구에 서울뿐아니라 경기도 일부지역(고양.남양주.화성시)을 포함시키고 청약경쟁과열지역 지정 제도를 새로 도입한 것은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고강도 조치다. 서울 강남과 목동 등지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 불길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것을 단번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건교부는 "이번 조치로 서울 및 수도권의 어느 지역이든 투기징후가 나타나면 곧바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투기적인 수요도 한 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주택시장 어느 정도인가 남양주의 경우 '8·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후 주춤했던 분양권 시장이 지역에 따라 8월 초 수준을 회복하거나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달 10일께 분양가 수준으로 급락했던 도농동 남양i좋은집 아파트는 대부분 초기 프리미엄보다 5백만~7백만원 정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호평동 현대아이파크 33평형은 분양 직후 형성된 3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 삼산지구에서는 매물 품귀 속에서 분양권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분양된 주공그린빌 6·7차의 경우 매물을 찾기 힘들다. 주공그린빌 아파트 6차 32평형은 지난달 20일 전후로 가격이 급상승세로 돌아서 현재는 분양가보다 4천5백만∼5천만원 정도 뛴 2억2백만∼2억8백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인근 훼밀리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수요층이 워낙 두터워 투기과열지구로 묶여도 쉽사리 값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 전문가들은 범 정부 차원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로 청약 열기가 대폭 수그러들 것"이라며 "기존 아파트 분양권도 약보합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화성 태안신도시의 경우 용인 등지에서 몰려온 '떴다방'(이동중개업소)들이 웃돈을 부추겼기 때문에 분양권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업소들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동안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온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시중자금 사정은 여전한 상태"라며 "금리·세제 보완 등의 추가 대책이 나와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집값이 그동안 오를 만큼 오른데다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잇따라 발표돼 주택시장 과열 분위기는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달라지지 않고 있는데다 시중자금이 워낙 풍부해 집값이 일정기간 지난 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정광영 소장도 "정부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면 강남 대체주거지 조성과 같은 공급 확충 방안과 보유세 강화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대형·송종현·김진수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