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일 내 반드시 집값을 잡아 서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겠습니다."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수해현장과 부동산시장을 뛰어다닌 추병직 건설교통부 차관은 최근의 집값 급등과 관련,마치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라며 이처럼 각오를 다졌다. 30여년을 건설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추 차관도 최근의 집값문제에는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추 차관은 "본인도 서울지하철 4호선 이수역 인근에서 30평형대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어 무주택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단박에 문제를 해결할 묘수가 없어 애간장이 탄다"고 말했다. 추 차관은 그러나 "집값을 안정시키는 게 분명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도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풀리게 돼 있다는 것을 그동안의 숱한 경험을 통해 체득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 차관은 80년대 말 최악의 집값 폭등사태가 벌어졌을 때 밤 새워 대책을 수립했던 핵심멤버 가운데 한 명이다. 또 주택 2백만가구 건설과 5개 신도시 개발계획 추진단의 실무자로도 참여했다. 추 차관은 요즘 당시 5개 신도시개발 등 '집값안정대책'을 주도했던 류상열(샘표골재 고문) 강윤모(현 해외건설협회장) 조우현(인천공항공사 사장) 전 차관 등 선배들을 찾아다니기 바쁘다.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당시의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추 차관은 "지금의 집값 파동도 투기적인 수요를 억제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공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 차관은 "관계부처와의 팀워크가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데다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으니 멀지않아 난제도 풀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추 차관이 요즘 가장 자주 챙기는 분야가 수도권 남부교통망 개선대책이다. 주택공급 확대와 택지개발사업 조기완료를 위한 선결조치여서 지난 2월 초 차관에 임명되면서부터 공을 들여왔다고 귀띔했다. 집 없는 서민들에게 언제든지 내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는 게 추 차관의 소망이다. 기획관리실장 재직 때 국회의원들로부터 '명 기획관리실장'이란 칭찬을 들을 정도로 조율 능력이 뛰어났던 그가 이번에도 탁월한 대처능력을 발휘해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