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재건축 조합들이 소형평형의무건설 비율을 억지로 꿰맞추면서 10평형대 아파트가 무더기로 일반분양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사업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송파구 잠실 저밀도지구내 단지 가운데 2단지와 시영단지에서 1천2백여가구의 10평형대 아파트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주공2단지의 경우 13평형 8백58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재건축후 전체 공급가구수는 13∼48평형 5천5백63가구다. 이중 33평형 이상 4천4백50가구는 전부 기존 조합원 몫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13평형(8백58가구)과 24평형(2백55가구)이 일반분양된다. 잠실시영단지에서는 16평형 3백44가구가 일반 청약자들에게 돌아간다. 이 단지는 재건축후 16∼52평형 6천8백64가구로 탈바꿈된다. 이 가운데 30평형대 이상은 모두 기존 조합원에게 배정되고 26평형 5백20가구와 16평형 3백44가구가 동시분양을 통해 일반에 공급된다. 이처럼 인기주거지역에서 공급되는 대규모 재건축아파트에서 10평형대가 나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저밀도지구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소형평형을 20% 이상 의무적으로 건립하도록 한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조합 관계자는 "대형평형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주다보니 일반분양분은 10평형대로 채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3대 인기주거지역으로 꼽히는 송파구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형적인 평형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지역의 세종공인 김성수 대표는 "10평형대 아파트는 임대사업용 수요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집마련과는 거리가 있어 저밀도지구 분양을 애타게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 실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잠실주공 1,3,4 등 다른 단지들의 경우도 30평형 이상은 전부 기존 조합원이 가져가고 20평형만 일반분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