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권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파트 최상층 차별화가 한창이다. 주택건설 업체들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다락방을 덤으로 얹어주던 소극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테라스까지 설치해주는 등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파트 꼭대기층은 그동안 '여름에는 덥고,겨울에는 추운 곳'으로 인식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하지만 냉·난방과 단열기술이 발달하면서 강이나 산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은 이제 로열층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말 분양한 남양주 호평지구 아이파크 꼭대기층에 8.5평짜리 다락방 외에 11.6평의 테라스를 제공하고 최상층 유닛까지 모델하우스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전체 가구의 4%(36가구)밖에 되지 않지만 분양효과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준하 상무는 "요즘 수요자들은 층이나 향보다 조망권을 더 선호하면서 최상층을 고급 아파트의 펜트하우스처럼 여기는 만큼 차별화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영이 9월 초 대구 동구 신암동에 선보일 20∼44평형 7백48가구의 건영캐스빌도 모든 평형의 꼭대기층에 안방 크기의 다락방과 거실만한 테라스가 들어선다. 건영관계자는 "꼭대기층에 다락방을 들인 용인 죽전지구의 경우 다른 층보다 오히려 먼저 계약되는 등 인기가 높았다"며 "앞으로 지을 모든 아파트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도 올해 초 분양한 용인 구성3차에 이어 지난달 공급한 부산 당감지구 꼭대기층에 다락방과 함께 테라스형 발코니를 꾸며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림산업이 2000년 테라스를 설치해 분양한 용인 보정리 e-편한세상의 경우 입주 후 로열층보다 2천만∼3천만원이나 비싸게 시세가 형성돼 있다. 분양가 역전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상층의 경우 그동안 로열층보다 1천만원 안팎 싸게 분양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1천만∼2천만원 더 비싼 곳이 늘고 있다. 호평지구 아이파크 33평형의 경우 최상층 분양가는 1억8천8백만원으로 로열층보다 2천7백만원이나 비싸게 분양됐다. 한동안 같은 값에 나오던 1∼2층보다는 무려 5천8백만원이나 더 비싸다. 건영도 꼭대기층 분양가를 기준층보다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