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저금리로 인한 시중 유동성의 증가와 주식시장의 침체로 갈곳을 잃은 투자자금이 부동산쪽으로 몰리면서 아파트, 상가, 토지 등 부동산시장 전반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호가는 오르지만 실제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투기세력이 가격을 인위적으로상승시키는 '작전'이 판을 치는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분명 과열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분위기에 편승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상가, 토지시장에 섣불리뛰어들다가는 적정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투자에는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 아파트, 상승 기대심리 지나치다 = 하반기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아파트시장은 강남지역의 재건축 대상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보이고 있다. 삼성동 홍실아파트, 역삼동 신도곡아파트 등 저밀도지구의 일부 재건축 대상아파트의 경우 현재 지난달초 대비 20% 안팎의 가격 상승세를 보여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마저 놀라게했다. 최근 시공사가 선정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개포동 주공고층5차, 잠실5동 주공5단지 등 고밀도지구 재건축 대상아파트들도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상승세가 지속될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용적률 강화로 인한 공급제한과 강남의 뛰어난 교육환경 등 가격상승을뒷받침할 만한 요소들도 있지만 최근의 이상급등은 '재건축 전망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아파트 주민들의 암묵적인 담합에 의한 가격상승 유도'가 강하게 작용했다는지적이다. 특히 저밀도지구에 비해 수익성이 훨씬 낮고 사업 추진일정이 불투명한 고밀도지구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마저 가격상승의 대열에 합류한 것은 시장의 과열을 말해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부동산뱅크의 김용진 편집장은 "최근 강남의 아파트가격 상승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시장의 인위적인 조성이나 과열에서 오는 거품이 지속될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양주 호평.평내, 파주 교하지구, 하남 신장동 등의 수도권 분양아파트에서도 이동식 중개업소들의 개입과 함께 분양권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어 아파트시장 거품에 대한 또다른 우려를 낳고있다. ◆ 상가.토지분양도 과열 = 올들어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주5일근무제 시행으로 도심상권의 부상이 예상되면서 상가는 또다른 유망 부동산투자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가 분양시장 또한 갈수록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商街가 喪家가 될지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단지내상가의 경우 건설업체가 주위 시세를 고려해 내놓는 입찰예정가보다 30~50%이상 웃도는 가격에 점포를 낙찰받으면 수익을 기대하기가 거의 힘들다는 것이 분양시장의 정설. 하지만 지난달 분양된 용인지역 아파트 상가는 평균 13: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1층 9.7평 점포가 입찰예정가의 2.5배인 3억원에 낙찰됐다. 의정부지역 아파트 상가 1층 14.5평 점포는 입찰예정가가 2억1천만원이었으나낙찰가는 4억7천만원으로 뛰었다. 상가114의 안진우 실장은 "투자 분위기가 과열되자 '묻지마 투자'가 곳곳에서나타난데다 일부 작전세력이 주변 부동산 중개인과 결탁해 고가 거래를 부추기고 있어 상가투자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중 가장 늦게 달아오르는 토지시장의 특성상 정도는 덜하지만 토지시장도 과열 기미가 보이기는 마찬가지. 올 상반기 최저 15:1에서 최고 426: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매각된 용인 죽전, 남양주 호평.평내, 구리 토평 등의 수도권 단독주택지는 일부 필지가 현재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교통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정비가 예상대로 빨리 이뤄지지않을 경우 단기투기자금의 유출과 함께 토지가가 급속히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한국개발컨설팅의 강경래 사장은 "부유층의 여유자금이 주류를 이뤘던 토지시장도 저금리와 규제완화로 단기투기자금이 많이 유입돼 있어 시장의 불안정성은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