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호가는 꾸준히 상승하지만 거래량 자체는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부동산뱅크(www.neonet.co.kr)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월 3%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4, 5월 각각 1.04%, 0.61%로 소강상태에 들어섰다가 이후 6월 1.38%, 7월 현재 1.28%로 오름세가 되살아난 분위기다. 지역별로도 강남구는 정부의 세무조사와 기준시가 인상 등 여파로 연초 5%가 넘던 상승률이 지난 5월 1%대로 떨어졌지만 6월 2.77%, 7월 현재 1.62%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그외 서초.송파.양천구 등 주요지역의 아파트값도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음에도 실제 거래실적은 오히려 현저한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어 거래실적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호가만 올라가는 거래공백 상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아파트 시세조사 기관이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의 업소별 아파트 매매거래 성사건수는 작년 8월 4.48건으로 정점에 오른 후 9월3.05건, 10월 3.41건, 11월 3.06건, 12월 3.56건으로 4.4분기중 3건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아파트값 오름세가 가속화됐던 올해는 1월 2.92건, 2월 2.51건, 3월 2.58건으로 1.4분기에 월 3건 밑으로 내려간 뒤 4월 0.93건, 5월 1.29건, 6월 1.27건으로 최근에는 한달에 평균 1건 안팎의 거래실적 밖에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모습은 한국토지공사가 매월 조사하는 월별 아파트 거래량 동향에서도 마찬가지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만162건, 2월 2만2천61건, 3월 2만3천166건으로 1.4분기 월평균 2만1천796건 수준을 보였으나 2.4분기 들어 4월 1만9천147건, 5월 1만7천77건으로 월 1만8천112건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2.4분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4분기보다 높았지만 월평균 거래량은 1만8천450건으로 1.4분기 1만1천449건보다 61.1%나 많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올 2.4분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특이한 현상이라는 시각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세무조사, 기준시가 인상 등 투기억제책으로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위축된데다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호가는 상승하지만 거래량이 위축되는 현상은 주택시장의 불황 초기국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향후 입주 대기물량이 풍부한 편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가격은 당분간 크게 오르기 어렵고 보합세를 유지할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