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겪은 뒤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던 경기도 김포지역의 주택시장이 오랜만에 꿈틀거리고 있다. 이달들어 정부가 김포매립지를 비롯 송도신도시와 영종도 등에 대한 경제특구 지정 및 개발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개발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들어 신규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쌓였던 미분양 물량도 급속히 소화되고 있다. 분양권 가격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택시장 '꿈틀'=지난 11일 조합원을 모집한 우림건설의 양곡리 조합아파트는 이틀만에 3백29가구가 전량 마감돼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곳은 지난달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다가 실적 저조로 분양을 중단했던 단지인데 최근 개발계획 발표 이후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단숨에 조합원 모집을 끝냈다. 미분양 물량 해소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신규단지가 많은 사우동과 풍무동 일대의 경우 지난달까지 남아있던 일부 미분양 물량이 이달들어 자취를 감췄다. 하반기 입주예정인 4천여가구의 분양권 시장도 가격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내달 10일 집들이가 예정된 풍무동 월드메르디앙 30평형대의 분양권값은 한달전에 비해 2백만∼3백만원 가량 뛰었다. ◆하반기 신규분양 봇물,교통여건도 개선=올 하반기 5∼6개 업체가 3천3백여가구를 선보인다. 우림건설이 지난 11일 3백29가구를 공급한데 이어 대림산업이 김포 사우동에서 1천2백72가구의 대단지를 공급한다. 월드건설도 8월께 장기동에 8백59가구를 내놓는다.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김포지역의 유일한 대외 통로였던 48번 국도가 조만간 8차선으로 확장되고 김포~서울간 제방도로도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혀진다. 이외에 인천~서울간 도로,인천~김포~일산간 경기순환철도,지하철 5호선 방화역에서 연결되는 전철이 신설될 예정이다. ◆성급한 판단,묻지마 투자 경계해야=최근 발표된 경제특구 개발계획안은 10∼20년 이후에나 밑그림이 완성된다. 제대로 된 도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후에도 5~10년의 세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따라서 이곳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요자들은 약 20년후를 바라보는 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당장은 개발효과를 기대해선 안된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김포지역의 현안문제인 교통난 물부족 등이 당장 획기적으로 달라지기도 어려운데다 최근 정부 계획안은 포괄적인 마스터플랜에 불과하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