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이른바 "청개구리 뜀박질"을 하고 있다. 개포택지개발지구는 물론 고밀도지구내 아파트 값이 "용적률 제한"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원인과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가격상승 현상이 나타나면서 강남지역 중개업소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얼핏 살펴보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개포동 저층단지 상승세=개포주공 저층단지(1∼4단지)가격이 지난주 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월12일 개포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면서 저층단지는 1백60∼1백80%의 용적률을 적용받게 됐다. 주민들이 요구했던 2백50%는 물론이고 최저선으로 여겼던 2백%도 허용되지 않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연히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천만원 정도 떨어지면서 단기적으로 조정을 보이던 가격은 지난주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이전 최고가를 넘어서고 있다. 급매물이 4억2천5백만원에 나왔던 주공1단지 17평형은 4억5천만원선까지 치솟았다. 주공 3단지 13평형도 2억7천5백만원짜리 급매물을 소화하더니 이번주 초부터는 3억1천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주공4단지 15평형은 4억원 이상에서 호가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 발표 이후 3억9천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개포동 우정공인 정창성 대표는 "지구단위계획 발표 이후 급매물이 조금 나오더니 이내 조정폭 이상으로 올라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가는 상승했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이처럼 가격이 상승한 것은 최근 들어 주변 고층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적률이 낮아졌지만 주변 고층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밀도지구 매물난=서울시내 일부 고밀도지구 아파트단지의 경우 서울시가 지난 7일 개발기본계획 수립 방침을 발표한 이후 '매물 급감,가격 강보합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거꾸로 가는 양상이다. 서울시의 의도는 고밀도지구의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밀도지구의 재건축이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밀도지구 아파트의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매물도 대부분 들어갔다. 잠실지구 반포지구 청담·도곡지구 등 강남권 아파트단지가 특히 심했다. 송파구 신천동 우선공인 오동기 대표는 "잠실고밀도지구에 속하는 장미아파트 진주아파트 등이 개발기본계획 수립 발표 이후 1천만∼3천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재건축 일정이 명확해졌다는 점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