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의 중국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중국 건설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27개 건설업체의 실무자 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중국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었다'(39%)는 평가보다 '실패했다'(42%)는 평가가 더 많았다. 중국 진출의 실패요인에 대해서는 '현지시장에 대한 사전준비 미흡'(30%)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외환위기 이후의 국내여건 급변'(22%), '기술경쟁력 부족'(16%) 등도 실패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태황 연구원은 "90년대 중반 중국 건설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고 국내 건설업체들이 현지에서 무모하게 개발사업을 벌였다가 투자회수를 못하고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자체 금융조달을 통해 현지에서 토지를 매입, 오피스빌딩 등 개발사업을 벌였다가 98년 외환위기와 함께 자금난에 직면, 공사를 중단한 사례가 속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5억달러 규모의 대우건설 상하이 대우센터는 토지매입후 착공을 못해 현재 주차장 부지로 쓰이고 있으며 1억5천만달러짜리 공사인 현대건설의 베이징 밀레니엄타워는 완공후 분양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97년 18억달러에 달했던 국내업체들의 중국 건설계약 실적은 98년 6천500만달러로 급감한뒤 2000년 1천400만달러, 지난해 1천300만달러 등 지지부진함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건설업체의 기술력 부족으로 향후 중국 건설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건축 시공부문에서 중국과 국내기업의 기술력이 대등하다는 답변이 68%였고 토목 시공부문에서도 대등하다는 답변이 54%를 차지했다. 특히 토목 시공부문에서는 중국기업의 기술력이 국내기업보다 우세하다는 답변이 36%나 나와 중국 건설업체의 빠른 기술력 향상이 국내업체들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실패를 다시 겪지않기 위해서는 기술력 축적과 적극적인 현지화, 철저한 시장조사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진출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