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주변의 원룸주택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하숙집을 대체하는 주거양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하숙집을 헐고 원룸주택으로 신축하는 붐이 일고 있다. 원룸주택 집주인들과 학생들은 부동산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지방학생 못지않게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원룸주택을 이용하는 경우도 증가하면서 계절적인 비수기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주먹구구식 수요 예측을 근거로 한 무분별한 신축 열풍이 1~2년 뒤 공급과잉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원룸 신축 열풍=고려대 후문 근처에 있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학생들이 하숙집보다 원룸주택을 선호하는 데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주차장 설치기준이 강화되면서 먼저 원룸건물을 짓고 보자는 업체들이 많아졌다"고 신축 열풍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주민들도 "학생들이 원룸을 많이 찾으면서 기존의 하숙집들이 하나둘씩 원룸으로 바뀌고 있다"며 "현재 기존 주택을 허물고 있는 곳도 대부분 원룸을 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을 겨냥한 원룸주택이 대거 신축되면서 서비스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새로 지어지는 원룸주택에는 붙박이가구나 에어컨을 선택품목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인터넷전용선을 무료로 구축해 주고 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김기연씨(25)는 "새로 건립되는 원룸주택이 워낙 많다 보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여름방학부터 이용할 원룸주택으로 침대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집을 골랐다"고 말했다. ◆직거래 확산=원룸주택 매매나 임대를 주선하는 인터넷사이트가 대거 생겨나면서 직거래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연세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하숙·주거정보'라는 공간을 마련,학생들에게 원룸주택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대 근처에서 원룸주택을 운영하고 있는 박은경씨(52)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이용자들을 소개받으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인터넷에 주택정보를 올려 놓으면 이용자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직거래의 장점을 들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계약할 때도 가급적 계약내용을 문서로 남겨 놓아야 나중에 분쟁의 소지가 적다"고 조언했다. ◆사라지는 비수기=방학이 시작되면 하숙집은 대개 텅텅 비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학가 원룸주택은 사정이 다르다. 수요가 일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정보 제공 인터넷 포털업체인 우리집닷컴 서동호 팀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학가 원룸주택 이용자 수는 지방학생보다 서울 거주 학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원룸주택 수요가 일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 팀장은 "개성을 중시하는 대학생들의 정서가 원룸주택 수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신림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원룸주택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원룸주택의 전·월세 물량이 달린다"고 말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