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대전 주택시장에 한바탕 열풍이 불었다. 그동안 분양 시장의 침체로 공급이 뜸했던 이 곳에 한 건설사가 1천가구가 넘는 대규모 고급 아파트를 내놓으면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한껏 달궜다. 화제의 업체는 '파라곤'이라는 고급 브랜드를 선보이며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성장한 동양고속건설. 대전 주택시장에서 파라곤은 유례없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29~48평형 1천40가구가 3순위까지 12.65대 1이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1백12가구의 48평형은 32.5대 1이란 경이적인 청약률을 보였다. 모델하우스 내방객은 오픈한지 며칠만에 6만명을 넘어섰다. 현지 중개업소들 사이에선 "IMF 체제이래 대전에서 최고 이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같은 동양고속건설의 분양 성공은 어디서 나올까.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회사의 노력과 땀흘린 직원들의 마케팅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동양고속건설은 지난해말 '1백 캐럿의 완전한 금광석'이란 의미를 가진 '파라곤' 브랜드를 개발, 최고의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며 주택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파라곤이 최고의 고급아파트 브랜드로 서서히 각인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서도 새로운 파라곤 신화가 쓰여졌다. 정자동에 32평형에서 67평형 3백44가구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정자동 파라곤'이 선보였다. 분당에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중 지금까지 10일안에 계약이 모두 끝나기는 파라곤이 처음이다. 오피스텔은 서울 서초동, 서교동, 가양동 등과 경기도 하남 신장동에 '동양 트레벨'을, 경기도 분당 금곡동에 골드밸리를 공급했다. 지난 4월 이후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대부분 분양이 완료되어 중견건설업체로서 동양고속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10년 연속 흑자경영 실현에 지난 1.4분기 매출액은 6백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83% 신장됐고 순이익은 1백28% 늘어난 30억원에 달했다. 이런 1분기 실적은 지난해 9천4백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수주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동양고속건설은 아파트 3개 단지와 오피스텔 3개 단지 등 2천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수도권에서 차별화된 컨셉트의 신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안효신 개발.건축 총괄 본부장(57)은 "기술개발을 통해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주택 공급에 역점을 두겠다"며 "주거부분의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올 예상 매출액은 4천7백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능력평가도 현재 40위권에서 30위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명실상부한 대형 건설업체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