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경기도가 의왕시 포일지구내 아파트 및 연립주택 용적률을 2백50%이하로 제한함에 따라 현재 개건축을 추진중인 수도권 저층 단지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서울시가 개포지구의 용적률을 평균 2백%이하로 제한키로 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나온 결정이어서 개건축 시장의 냉각 분위기가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번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저층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려하고 있다. ◆과밀개발 억제 빈말 아니다=경기도는 그동안 재건축을 추진 중인 택지개발지구 등 저층 아파트 단지의 과밀개발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혀왔지만 실제 도시계획수립·변경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반영한 것은 의왕 포일지구가 처음이다. 주민들이나 의왕시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포일지구의 고밀 재건축을 불허할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이미 제기돼 왔다. 의왕시는 지난해 9월 도시계획 재정비 변경안을 내면서 포일지구를 용적률 3백% 이하에 층고제한 없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경기도가 지난 2월 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포일지구를 3종으로 지정해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도로 상·하수도 학교 등 각종 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해 주민들의 불편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저층 아파트의 과밀개발을 허용치 않겠다는 기본 방침을 재확인했다. ◆수익성 크게 떨어질 듯=이번 결정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포일지구 내 대우사원아파트 포일주공 등 저층 아파트 단지들의 수익성 하락과 사업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포일지구에는 현재 대우사원 포일주공 등 7개 아파트 및 연립주택 4천54가구와 단독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이중 대우사원아파트의 경우 1984년 준공된 2∼3층짜리 66개동 1천1백38가구로 지난해 말 대림산업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해 놓은 상태. 당시 조합측은 용적률 2백80%에 최고 33층짜리 아파트 39개동 2천8백59가구를 지어 이 가운데 1천7백가구를 일반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전면적인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상 2∼5층짜리 2천2백30가구의 포일주공도 다음달 6일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으로 지난 15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LG건설과 두산건설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포일지구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들 업체로부터 용적률 2백80%와 2백50%를 적용한 두 가지 사업계획을 받아 놓았다. 업체들은 용적률 2백50%를 적용할 경우 24∼60평형 2천7백여가구가 들어서 2백80%를 적용할 때보다 일반분양분이 3백∼4백가구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축소로 조합원들의 무상 지분율이 20%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합원별로 평균 3천만∼4천만원의 추가부담 요인이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저층 단지도 비상=수도권의 다른 저층 단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 광명시 철산 주공 2,3단지와 하안주공 1,2단지의 경우 광명시가 진행 중인 지구단위 계획 용역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주민들은 최소 2백80%의 용적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광명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종별 세분화 안을 마련해 올해 말 경기도에 제출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과천 일대 저층 단지의 경우 과천시가 주민들의 요구보다 50∼60% 낮은 1백90∼2백50%의 용적률을 적용키로 지구단위 계획안을 수립,경기도에 심의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집값 하락 가속화될 듯=용적률이 축소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수도권 저층 아파트들은 이미 상당수가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의왕 대우사원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 시공사 선정 직후 호가가 3억원까지 치솟았던 21평형 아파트 값이 최근 2억7천만원선으로 떨어졌고 포일주공 11평형도 1억3천만원선에 매물이 나와있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왕 내손동 하나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용적률 축소와 층고 제한이 현실화되면서 투자목적으로 매물을 찾던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며 "당분간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