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고속도로 건설계획 발표와 주5일 근무 확산으로 수도권에서 새로운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호반의 도시 춘천. 쾌적한 전원형 도시 이미지 때문에 주택난과는 무관할 듯 싶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다시피 해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누구도 생각지 못한 전·월세 홍역을 지난해 한 차례 치렀다.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집값이 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이곳에서 선보인 주공아파트는 성공리에 임대분양을 마칠 수 있었다. 칠전동 대우아파트와 함께 이곳에서 이뤄진 4년여만의 첫 분양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공급 부족현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주택을 지을 택지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0년 말 기준으로 춘천시는 인구 25만여명에 주택 보급률은 90%를 밑돌고 있다. 아파트는 3만7천여가구로 3만5천여가구의 일반주택보다 다소 많다. 아파트단지로는 10여년 전에 공급된 후평동 인근 후평지구와 5∼6년 된 석사 및 퇴계지구가 대표적이다. 지역과 연도에 따라 아파트값이 다양하지만 최고 시세를 형성하는 곳은 석사동 대우아파트다. 33평형이 1억1천5백만∼1억2천만원대다. 평당 거래가가 4백만원을 넘지 않는다. 인근 대우공인(033-261-9800)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아파트값이 5백만원 이상 뛰었다"며 "월세 수요도 급증해 30평형대는 보증금 2천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선에서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퇴계동의 경우 주공 3단지 31평형의 매매값은 9천5백만원선이고 전세값은 6천5백만원 정도다. 퇴계지구는 석사지구와 함께 신흥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하는 곳이다. 석사지구가 아파트 공급을 끝낸 반면 퇴계지구에선 앞으로도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온다. 퇴계지구에서는 주택공사가 지난 5월부터 2차에 걸쳐 약 2천가구의 임대아파트를 입주시키고 있다. 주택공사(1588-9082)는 추가로 3천여가구를 공공임대로 내놓을 계획이다. 민간부문에서는 이달 말 현진종합건설(033-2424-700)이 34∼55평형 7백2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앙고속도로와 인접해 있고 서울로 연결되는 46번 국도 이용도 쉬운 편이다. 석사 및 퇴계지구 사이에 있는 7만여평 규모의 거두지구에서는 부영(033-262-7678)이 임대아파트 8백68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데다 주 5일 근무제 도입,경춘고속도로 건설 등의 호재가 가세하고 있는 가운데 춘천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소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