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열기가 급격히 사그러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급물량은 오히려 급증하는 이상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전분양 금지,공급과잉 등 연이은 악재로 분양시장이 예전같지않은데도 주택업체와 이미 땅을 확보한 시행사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는 바람에 하반기 공급예정 업체들마저 분양날짜를 앞당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달새 분양열기 급냉=4월초까지만해도 서울 수도권 오피스텔은 그런대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초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견본주택 개장 당일 계약을 끝내는 곳이 적지않았다. 그러나 이달들어서부터 갑자기 분양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남 분당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강북권이나 도심지역까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입지여건이 좀 취약한 변두리 지역은 견본주택 개장 첫날에도 방문객 숫자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서울 영등포에서 분양한 한 오피스텔의 경우 공개청약자들이 2천6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정작 계약률은 50%을 간신히 넘겼다. 급기야는 미계약물량을 모아서 선착순 분양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달초 마포 대로변에서 분양을 2곳의 오피스텔도 예상밖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연초에 내놨으면 분양시작 하루 이틀만에 다 팔려나갔을 것이란게 분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중순 일산에서 분양에 나선 한 오피스텔도 분양시작 한달이 지났건만 전체 3백여실중 절반정도를 가까스로 팔았을 뿐이다. 지난달이후 선보인 일산지역 오피스텔의 대부분이 계약률 50%안팎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분당은 좀 나은 편이다. 주상복합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면서 오피스텔 물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따라서 3~4월 분양된 곳은 현재 계약률 60~90%정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다음달까지 또다시 공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분양열기에 관계없이 공급물량 "봇물"=분양열기가 하루가 다르게 식어가고 있지만 공급물량은 급증하고 있다. 분양시작을 냉각을 우려한 업체들의 밀어내기 전략때문이다. 분양시장이 식기시작한 지난달 서울 수도권에서 공급된 물량은 43곳에 1만3천여실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는 이보다 1천여실이 늘어난 1만4천여실 안팎의 물량이 이미 분양됐거나 분양예정이다. 다음달 물량까지 합하면 2만여실이 족히 될 것이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지난 한달간 4천여실이 풀렸다. 이달에는 삼성홈E&C가 여의도에서 20~60평형 3백52실의 고급 오피스텔을 내놓는 등 5천여실이 분양됐거나 월말까지 분양예정이다. 지난주에만도 대우건설 SK건설 등 4개업체가 1천1백여실을 쏟아냈다. 공급지역은 대부분 강서 강동 강북 등 비강남권이다. 강남권은 오피스텔을 지을 만한 자투리땅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삼성물산이 분당에서 지난주말 6백80여실의 대형 오피스텔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9천여실이 나온다. 지난달 공급된 8천8백여실보다 2백여실이 늘었다. 다음달에도 안양 관양동 동양고속건설을 비롯,10여곳이 줄줄이 분양채비를 하고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공급업체들의 밀어내기로 인해 여름 분양비수기가 시작되는 7월이전까지는 분양물량이 피크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자들은 입지여건과 자금사정을 잘 살펴서 선별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