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들이 천안 대구 부산 포항 등 지방에서도 고(高)분양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체들은 부유층를 겨냥한 "귀족 마케팅" 전략이라고 주장하지만 분양가 인상을 위한 핑계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천안 불당지구에서 현재 아파트를 공급중인 동일토건은 분양가를 평당 4백75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천안지역 기존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평당 3백50만원대)보다 36%나 비싸다. 또 천안지역에서 가장 비싼 용암·월봉지구의 거래가(평당 4백만∼4백60만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인 인천 원당지구에서 LG건설이 공급 중인 아파트 분양가(평당 4백20만원)보다도 평당 50만원 가량 비싸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의사 변호사 등 중산층을 겨냥,새로운 설계인 신평면을 적용하고 마감재를 고급화하면서 분양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침산동 옛 대한방직 터에 고급주상복합아파트 1천2백89가구를 공급하는 대우건설은 분양가를 평당 4백30만∼5백70만원에 결정했다. 대구에서 분양가가 평당 6백만원에 육박하는 사례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대한토지신탁이 같은 지역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분양가는 4백만원대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구지역 유지들을 겨냥해 고급화한 상품이어서 분양가가 다소 높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도 전용면적 기준 평당 분양가가 2천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생겼다. 한일건설은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일대에 분양 중인 한일오르듀의 1백9평형 최고급 펜트하우스 분양가를 13억1천7백만원으로 책정했다. 공급면적 기준으로는 평당 1천2백만원,전용면적 기준으로는 평당 2천만원을 웃돈다. 또 포스코개발은 현재 부산에서 평당 6백80만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공급 중이다. 부산지역의 올해 평당 분양가가 평균 4백28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급등했다는 지적이다. 경북 포항지역에서도 평당 5백60만원대의 아파트가 등장했다. 포항 지역 업체인 준양주택건설은 남구 대잠동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5백60만원으로 결정했다. 포항지역 아파트는 지금까지 평당 3백20만원대의 분양가격을 유지해 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잇속 챙기기'로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