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전세가격이 약보합상태로 게걸음이다. 거래는 극히 부진하다. 가격 반등을 기대하는 매도세력들 사이에 '안 팔아도 그만'이란 심리가 팽배,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름방학철부터는 가격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강남권=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거래가 거의 없다. 지난달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가보다 1천만∼2천만원 정도 싼 급매물은 간간이 소화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급매물도 귀한 편이다. 역삼동 선일공인 장숙희씨는 "영동주공 1·2·3단지의 소유주는 80%가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외지인"이라며 "돈 있는 사람들은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후 강남권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다. 가락시영 개포주공 고덕주공 잠실주공 등이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6천만원까지 조정을 보였다. 그러나 한차례 조정 이후 추가 하락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공사 선정 같은 재료는 먹히지 않고 있다. 강동구 고덕주공 3단지는 현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가격은 오히려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신도시=아파트 값은 5백만∼1천만원 정도의 하향조정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집보러 다니는 사람은 4월보다 조금 늘어났다고 지역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그러나 향후 아파트 값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주변 중개업소들은 전망했다. 그 근거는 용인시 죽전지구 및 수지지역 분양가다. 야탑동 대청 공인 김정호 대표는 "최근 죽전지역 분양가가 분당 외곽지역 아파트 값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학군 교통 등의 여건이 우수한 분당 아파트값이 죽전지구보다 못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산신도시=비수기철을 맞아 전세가격과 매매값이 동반 하락으로 돌아섰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매기가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마두동 극동삼환 아파트 48평형은 매도호가가 3억1천만∼3억5천만원 선이지만 실거래가격은 3억∼3억5백만원으로 호가차이가 크다. 전세가격도 최근 들어 1천만원 가량 떨어져 있다. 주연공인 나무선 실장은 "비수기여서 매물 대기 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빌라 단지에도 벌어지고 있다. 일산동 경희공인 권순석 사장은 "아파트 매매값이 전반적으로 주춤한다"며 "시세가 많게는 10% 가량 떨어진 곳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서울 목동지역 및 상계동 일대 아파트의 매매거래도 뚝 끊겼다. 매기가 없는 데도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춰 매물로 내놓지 않으려는 추세여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목동 백두산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는 매물이 간간이 나오고 있지만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차이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