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해 온 오피스텔 용적률 규제(8백%→5백%)방침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오피스텔 공급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식어버린 오피스텔 투자열기를 되살리진 못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미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른 데다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시장보다 늦게 불붙고 빨리 식는다는 속설이 이번에도 맞아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 투자열기 살아날까=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오피스텔 투자심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오피스텔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은 가수요는 물론 실수요도 위축된 결과다. 실수요자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몸을 사리고 있고 가수요자는 선착순 분양금지조치 및 떴다방 단속 등의 영향으로 자취를 감췄다.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없다는 진단이다. 대우건설 서종욱 상무는 "아파트 시장이 조정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 데다 오피스텔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청약 열기가 다시 불붙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물량 변화있을까=업체들이 오피스텔 공급물량을 당장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월드컵 지방선거 장마철 휴가철 등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공급업체들은 4∼5월을 고비로 공급을 줄일 태세다. 미래씨엔씨 유진열 이사는 "가을쯤은 돼야 오피스텔 공급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실수요자 환영=건설업체들은 주상복합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마저 규제될 조짐을 보이자 '대체상품'을 찾느라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러나 오피스텔 규제가 물건너 가면서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전반적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좋은 상품을 분양하면 여전히 승산은 있다"며 "공급업체들은 규제 무산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수입 등을 노리는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마음에 드는 상품을 여유있게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나쁠 것이 없다. 더피앤디 김병석 사장은 "용적률이 그대로 유지되면 분양가가 비싸지거나 공급이 중단될 이유가 없어진다"며 "실수요자들은 구매를 유보하면서 좋은 상품을 선별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