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이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에 대한 투자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 못지 않은 수십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단타거래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반면 단독택지 분양시장에는 여전히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현황=토지공사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 죽전에 공급한 블록형 단독택지 27필지의 청약접수 결과 평균 14.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나온 택지 가운데 24필지는 수용가구(12∼41가구)의 절반 이상 인원으로 결성된 동호인 그룹 및 주택건설 등록업자만 신청할 수 있는 곳.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3필지에는 2백41명이 몰려 8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토공 관계자는 "동호인 그룹을 위해 조성된 땅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광고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예상 외의 경쟁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달 초 경기지방공사가 용인 구갈 3지구에 공급한 점포겸용 용지 61필지에도 무려 1만8천5백50명이 몰려들어 평균 3백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지방공사는 이번 분양에 1천만원씩의 신청금을 받았기 때문에 신청금으로만 1천8백55억원의 자금이 몰린 셈이다. 또 최근 대한주택공사가 인천 도림지구에서, 토공이 용인 신봉·동천지구에서 분양한 단독택지의 경쟁률은 각각 40 대 1과 3백50 대 1을 기록했다. ◇왜 몰리나=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갈 곳 없는 돈이 토지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이 보장된 토지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토공 용인사업단의 이명호 부장은 "공기업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는 택지개발 지구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개발이 본격화되면 대부분 땅값이 30% 이상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없나=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택지에 대해서도 일단 청약을 신청하고 보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묻지마 투자는 부메랑이 돼 어떤 식으로든 수요자에게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청약자격 제한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