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대상 주택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초기 재개발지역에 버블(거품)이 심하게 형성되고 있다. 구역지정도 되지 않은 곳이 법원 감정가의 두배인 평당 1천만원 이상에 거래되는 등 거품이 심해 재개발업자들조차 매입을 말릴 정도가 됐다. 마포구 아현1·2·3동 일대 아현재개발구역의 다세대주택 매매값은 10평 안팎의 소형평형 기준으로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7백만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시공사 선정 등을 재료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같은 시세는 법원 감정가격의 두배 수준이다. 지난달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아현동 다세대주택의 감정가격은 평당 5백40만원선이었다. 또 이미 분양을 앞두고 있는 인근 공덕 3·4구역 지분 시세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현구역은 아직 재개발 구역지정도 신청하지 않은 초기 재개발지역이어서 언제 재개발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근 대흥동·노고산동 일대 대흥2구역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구역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진행중이지만 건물상태가 좋은 주택이 많아 재개발이 이뤄지기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중개업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평당 4백만∼5백만원대이던 매매가가 최근 6백만∼7백만원대로 뛰었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12재개발구역의 10평대 매매가격은 평당 1천3백50만원선에 이른다. 이곳은 구역지정 신청이 반려된 데다 조합원수가 지나치게 많아 적정 수익성을 올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금호11구역 등 사업시행 인가를 준비중인 주변 재개발지역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도7구역 상도특별재개발구역 등 동작구 일대 초기재개발지역의 노후주택 매매가격도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곳에는 시공사 선정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지만 사업시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길음6구역 등 성북구소재 재개발 대상 주택도 평당 6백만∼7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재개발거품이 절정을 이뤘던 IMF 경제위기 직전에도 이곳 시세는 최고 4백만원 수준에 그쳤다. 천지부동산정보의 이재영 실장은 "초기재개발지역의 시세가 분양이 임박한 재개발구역 시세 수준에 근접한 곳이 수두룩하다"며 "초기재개발지역의 경우 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는데다 수익성도 불투명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02)704-4779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