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강남과 강북 신도시의 부동산시장에서는 세가지 공통점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안정 매물출회 거래두절 등의 현상이다.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이전에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에 매물 자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가격안정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재건축대상 아파트 하락반전,기존 아파트 상승행진 멈춤'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 강남권 시장은 이처럼 요약할 수 있다. 재건축대상 아파트 값은 3월초보다 1천만∼2천만원 정도 하락한 곳이 수두룩하다. 재건축 최우선착공단지 선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잠실저밀도지구를 보면 잠실주공 3단지 15평형이 10일전에 비해 1천5백만원 정도 내렸다. 3억2천만원에서 3억5백만원으로 떨어졌다. 1단지 13평형도 2억8천5백만원에서 2억6천5백만원대로 내렸다. 잠실동 모범공인의 황은숙 대표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 사려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최근 1주일새 1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개포주공 저층 13평형이 3억1천5백만원에서 3억5백만원으로 하향조정됐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단지는 재건축 수주전이 후끈 달아 오른데도 불구하고 한달째 가격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2,3단지에서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전달까지만해도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화됐지만 지금은 사려는 이들이 없다. 일반아파트의 경우도 매물이 서서히 늘어나는 가운데 상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대치동 우성 1,2차 아파트 31평형은 5억7천만∼5억8천만원에서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 대치동 우성공인 관계자는 "가격을 낮춰서 팔겠다는 사람은 없지만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미도아파트 34평형도 3억5천만∼3억7천만원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면서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기타 서울지역=한달째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서권의 인기주거지역인 양천구 목동의 경우 시세를 선도하고 있는 7단지 27평형의 매매값이 3억4천만∼3억6천만원 선으로 지난달부터 게걸음을 하고 있다. 인근 유니에셋 신상기 과장은 "이달초부터 매수세가 멈췄고 문의전화도 절반 이상 줄었다"며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져 사려는 사람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목동에서는 특히 20평형대에서 매물이 많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1차 33평형은 3억1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인근 삼성싸이버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형편"이라며 "이달 들어서 시세 변동이 없는 것으로 봐 상승세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원구와 도봉구 소재 아파트들도 가격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계동 주공6단지 13평형의 매매값은 8천만원,전세값은 6천만원선이다. 17평형은 매매값이 1억원,전세가 7천5백만원 가량이다. 인근 주공부동산의 김치화 대표는 "매물도 거래도 없는 현상이 한달째 지속되고 있다"며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계동 수요자들도 거품이 끼었다고 생각해 관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수도권=분당 일산 등 수도권 시장은 지난 3월 둘째주부터 대부분 지역이 보합세로 돌아섰다.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시범 삼성·한신 32평형은 지난 11일 이후 상승세를 멈춘 가운데 2억9천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이매촌 아름·풍림 23평형도 10일전부터 보합세를 보이며 1억8천만원선에 매매값이 형성됐다. 서현동 매일공인의 정진호 사장은 "분당에선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야탑동 일대 아파트가 소폭 오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에서는 마두동 강촌마을과 백마마을의 상승폭 둔화가 눈에 띈다. 백마·금호 17평형이 2주쯤전부터 가격변화 없이 8천5백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곳은 사법연수원 개원 등을 재료로 지난 1∼2월 1천만원 이상 호가가 상승했었다. 조성근·송종현·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