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8시 러시아워에 택지개발예정지구인 하남시 풍산동을 출발한 취재차량은 서울 강남구 강남역으로 향했다. 자동차는 올림픽대로에 올라 시원스레 달리다가 천호대교 근처부터 속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40분 만에 벤처기업이 밀집한 강남역사거리에 도착했다. "하남 풍산동은 서울 강동구의 생활권"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기도 성남시의 도촌지구도 마찬가지. 수서·분당간 고속화 도로를 이용해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까지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강남권 직장인들이 출퇴근하는 데 전혀 지장없는 거리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2택지 개발예정지구의 경우도 서울 시청에서 버스로 30분 만에 닿을 수 있었다. 상반기 중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는 11개 수도권택지개발 예정지구는 대부분 서울에서 반경 20㎞ 이내에 있는 지역.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도로·전철이 관통하는 교통요지여서 서울지역 주택공급난을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전망했다. ◇투자자 발길 이어졌다=택지개발 계획이 발표된 20일 해당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몰렸으나 적극적으로 매수의사를 보이는 투자자는 적은 편이었다. 하남 풍산동의 황금공인 양종규 대표는 "지난 연말 그린벨트해제 가능지역 발표 이전에 땅값이 움직인 이후 비교적 차분해졌다"며 "개발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땅을 미리 사두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는 판단이 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도시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자연환경이 좋고 교통여건이 뛰어난 하남시의 매력을 내세워 평당 70만∼80만원의 준농림지를 매입하는 세력은 꾸준한 편이다. 성남 도촌지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전화상담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지구내 땅이 덩치가 큰 데다가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 구매의사를 보인 사람은 많지 않았다. 50여호의 주택과 비닐하우스 음식점 등이 들어선 이일대의 땅값은 대지가 평당 3백만원,도로와 맞닿은 임야는 50만∼60만원,농지 30만∼50만원선 등에 형성돼있다. 그러나 매물은 귀한편이다. 분당 야탑공인의 김한석 대표는 "도촌지구에서 분양될 아파트값은 작년 8월 동원개발이 공급한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평당 6백50만∼7백만원선에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산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사이에 놓인 고양행신2지구는 행신1지구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20만여평의 행신2지구 중 행신동쪽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와 밭으로 이뤄져 있고 도내동은 임야가 많다. 땅값은 위치와 용도에 따라 다양하다. 도로가는 평당 2백만∼2백50만원 선이나 매물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도로 안쪽 농지(밭)는 평당 40만∼45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으나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언제 어떻게 개발되나=국민임대주택단지가 조성되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상반기 중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이 완료되면 지구별로 토지 공공매입-실시설계 등 본격적인 택지조성 절차에 들어간다. 주택공사가 택지조성을 맡게 된다. 주공이 택지조성 작업을 끝내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분양주택용지를 매입한 민간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하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택지개발예정지구 입지여건이 달라 분양시기와 분양가는 지구별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도로와의 연계교통망 구축과 학교 편익시설 건립에 필요한 비용들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 아파트분양가는 주변지역의 아파트값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성근·송종현·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