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청이 15일 청담.도곡 저밀도지구내 9개 단지중 도곡주공을 최우선 재건축 착공 단지로 전격 결정함에 따라 저밀도지구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잠실 저밀도지구의 재건축 우선순위 결정작업도 급물살을 타 저밀도지구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강남권 일대 스카이라인도 20여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내 5개 저밀도지구 가운데 강남지역 아파트값 급등세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청담.도곡지구의 우선 재건축이 결정됨에 따라 저밀도지구내 아파트 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3개 단지 재건축 돌입 =5개 저밀도지구는 청담.도곡(강남구) 잠실(송파구) 암사.명일(강동구) 화곡(강서구) 반포(서초구) 등 5만여 가구로 구성돼 있다. 저밀도지구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10층 전후의 중층 단지나 20층 내외의 아파트로 구성된 고밀도지구와 구별해 개발행위를 제한해 왔다. 이중 우선착공 순위경쟁이 치열했던 곳은 청담.도곡지구와 잠실지구다. 2000년 9월 서울시가 ''저밀도지구 재건축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강남권의 전세난을 감안해 2천5백가구씩 단계적으로 재건축 허가를 내주겠다는 방침을 밝혀 순위 경쟁이 빚어졌다. 그러나 서울시와 해당 구청이 집단 민원을 의식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우선착공 단지 결정작업은 1년 이상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도곡주공 1차가 우선착공 단지로 결정됨에 따라 재건축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도곡주공 1차의 합류로 저밀도지구에서 재건축에 들어가는 단지는 모두 3개 단지로 늘어났다. 도곡주공 1차에 앞서 암사·명일지구에서 동서울아파트가 지난해 9월 사업승인을 받았다. 현재 이주가 진행중이며 하반기중 일반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화곡주구에서는 1주구가 지난해 10월 사업승인을 신청했으며 현재 이주가 진행중이다. ◇ 잠실지구는 어떻게 =이곳에선 잠실주공 2.3.4 및 시영 등 4개 단지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 저밀도지구 관계자는 "송파구청이 지난해 11월 시정개발연구원에 우선 착공단지 선정기준 마련을 위해 용역을 의뢰했다"며 "이르면 2월중 용역 결과를 기초로 순번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담.도곡지구내 다른 단지들의 착공 시기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착공 순서는 강남구청이 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착공 시기만은 서울시의 시기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시기조정위원회는 도곡주공 1차의 이주가 주변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가면서 적절한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착공 시기는 전세난의 정도에 따라 빨라질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 ◇ 단기적으로 전세난 벌어질 듯 =우선 재건축단지로 결정된 도곡주공 1차는 2천4백50가구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5백가구는 빈 집이다. 따라서 아파트 철거에 들어갈 오는 6월 중순까지 2천가구가 일시에 이주해야 할 처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은 기존 거주하던 지역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단기적인 전세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인접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소형 평형에 이주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기간동안 주변 전세시장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조합측은 "서울시 방침에 따라 전세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의 도움을 얻어 인근 연립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 이주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3개월 뒤 총 가구의 80% 가량을 이주시킨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