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기 라성건설 회장(66)은 국내 건설사 경영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살고 있다. 여의도 63빌딩,삼성동 무역센터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동작구 신대방동의 '보라매 아카데미타워' 49층이 그의 집이다. 지난 98년 신대방동 주상복합타운에 마지막으로 들어서는 '보라매 아카데미타워'를 건립한 정 회장이 이번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메카인 강남구 도곡동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음달 5일부터 분양되는 '아카데미 스위트(Academy Sweet)'가 바로 그것. 34∼1백2평형 4백14가구를 51층으로 짓는 이 아파트도 도곡동에 마지막으로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다. "부지를 매입한 후 8년을 기다렸습니다.도곡동 초고층 아파트촌에 화룡점정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상품을 선보이겠습니다" 정 회장은 어디에서나 마지막으로 세우는 건물을 짓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신대방동에서 그랬듯이 기존의 주상복합과는 다른 '무엇'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카데미 스위트'를 타워형이 아닌 일반아파트와 같은 판상형으로 설계,승부수를 띄웠다. 도곡동에서 판상형으로 짓는 주상복합아파트는 '아카데미 스위트'가 처음이다. 내부 마감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그는 1년6개월후엔 실물과 똑같은 목업(MOCK-UP)하우스를 만들어 계약자들이 실제 시공된 것을 눈으로 확인한 뒤 마감재를 고를 수 있도록 해 만족도를 높여줄 방침이다. 고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감리를 CM(건설사업관리)전문업체인 한미파슨스에,분양대금관리는 생보부동산신탁에 각각 맡겼다. "분양가는 개발이익을 최대한 계약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하겠습니다" 정 회장은 분양가를 책정하는데 있어서도 소비자와 함께 나누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