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리츠 1호로 추진됐던 에이팩리츠의 설립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리츠 설립을 준비중인 업체와 리츠를 통해 구조조정을 하려던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20일 에이팩리츠는 지난 17∼19일 실시된 일반 공모의 경쟁률이 0.17 대 1로 저조,리츠 설립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에이팩리츠는 일단 공모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뒤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리츠 설립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1호 CR리츠인 교보-메리츠 퍼스트 CR리츠가 지난달 실시된 일반 공모에서 1.04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에이팩리츠의 설립이 무산되면서 리츠의 앞날에 비상등이 켜졌다. 디지털태인 등 리츠 설립을 준비중인 업체들은 설립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고 보유 부동산을 리츠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려던 많은 기업들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한빛증권의 조장식 이사는 "투자자의 관심이 워낙 저조해 리츠가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츠가 외면받는 것은 리츠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아직까진 생소한데다 리츠회사도 수익률에 대한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어 수익률 면에서 별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발기인 참여를 제약하고 있는 증권거래소 상장규정도 공모 실패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상장규정은 발기인이 상장 후 1년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상태에선 기관들이 발기인 참여를 꺼리는 것이 당연하다. SR리츠의 배인균 이사는 "신뢰성 있는 기관이 먼저 참여해야 개미군단이 비로소 안심하고 청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