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아파트 건축 및 토목공사 현장에 모래`품귀' 현상이 빚어져 건설업체와 레미콘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4일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설정한 올해 모래 생산한도(쿼터)인 바닷모래 1천400만㎥, 강모래 300만㎥의 생산이 지난 10월 중순에 이미 끝나 모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자재팀 관계자는 "업체가 자체적으로 대규모 야적장을 두기 힘든 수도권에서 모래 수급상황이 상당히 불안한 실정"이라며 "가격도 많이 올라 업체마다 모래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모래 생산한도는 건설교통부가 권한을 갖고 있었으나 올 상반기 해양수산부로 이관됐고 환경 피해 최소화 방침에 따라 올 생산한도가 지난해(해사 1천900만㎥.강사 600만㎥)보다 줄어들어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달 말 정부가 190만㎥ 추가 생산을 허용했지만 이에따른 효과가 나타나려면 이달 중순 이후나 될 것이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건설.레미콘업계는 내년 1.4분기까지 건설현장에 투입돼야 할 모래가 1천500만㎥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추가 허용한 190만㎥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호소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으로 모래 가격도 8∼9월에 비해 ㎥당 2천원 정도 오른 5천원선에 거래되지만 그나마 필요량을 제때 조달하기 쉽지 않다"고토로했다. 골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분당의 P산업 관계자도 "평소 야적장에 1만㎥ 정도쌓아놓고 장사했으나 현재 재고가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말해 모래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확인해 주었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다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환경단체가 바닷모래 채취를 강력 반대하고 있고 정부는 이에 끌려다니는 형편"이라며 "건설경기 부양을 고려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레미콘업계는 본격적인 건설 `성수기'인 내년 봄부터 모래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질 우려가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