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격이 조망권 층 향 등의 환경에 따라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그동안 분양가를 3종류 정도로 나눠 분양해왔으나 최근 들어 거의 모든 가구의 분양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사례마저 나타날 정도로 분양가를 세분화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65의 227 일대 데이콤 사옥 뒤편에서 11차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한강로 스윗 닷홈'을 공급하는 남광토건은 98가구의 분양가를 모두 달리 책정했다. 조망권 층 방향 등을 고려해 평당 7백50만∼9백50만원 사이에서 분양가를 정했다. 분양가가 가장 높은 가구는 한강이 보이는 최고층으로 평당 9백50만원이다. 용산가족공원 조망이 가능한 고층도 평당 9백만원대로 높은 가격을 매겼다. 아파트 일부에서 한강 또는 용산가족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가구는 평당 8백50만원선이다. 분양가가 가장 낮은 곳은 데이콤 사옥 쪽을 바라보고 있는 저층으로 평당 7백50만원대다. 남광토건의 최세영 과장은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 가격에 큰 차이가 벌어지는 현실을 반영해 분양 단계에서부터 가격을 차등화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도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공급하는 장안동 삼성래미안의 분양가를 6∼8단계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1·2층 및 최고층 기준층 등 3종류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층 동 향을 감안해 공급가격을 더욱 세분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LG건설도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죽전택지개발지구에서 'LG빌리지 그린카운티(59평형 2백38가구)'를 공급하면서 분양가를 동 층 향에 따라 12가지로 나눴다. 골프장(한성CC) 조망이 가능한 고층의 분양가는 5억2천만원선이었다. 그렇지 않은 동의 저층은 4억6천5백만원으로 6천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산업개발이 강남구 삼성동에서 공급한 삼성동 아이파크,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서초구 서초동에서 선보인 가든스위트 등도 분양가를 세분화한 사례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는 조망권 층 프라이버시보호 등에 관계없이 동 호수를 일괄추첨해 아파트를 배정하고 있어 같은 돈을 내고도 실거래 가격은 10∼20% 정도 차이가 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선진국처럼 주거여건에 따라 분양가를 차등적용하는 방식이 점차 뿌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