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서탄동 미군부대 안에 자리잡은 오산외인임대아파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棟) 단위 리모델링이 시행된 단지다. 건설교통부가 오산외인임대아파트를 리모델링 시범사업 단지로 제안했고 시공을 맡은 대한주택공사는 착공 6개월만인 지난 6월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내외부를 탈바꿈시켰다. 주택공사 연구개발실 조미란 박사는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일반 민영아파트에선 불가능한 다양한 리모델링 기법을 시범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공은 외인임대아파트의 A∼F동 6개동 가운데 복층형 48가구로 이뤄진 F동을 리모델링 대상으로 선정했다. 나머지 5개동을 임대아파트로 사용하면서 1개동을 비운 뒤 리모델링하는 순환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민영아파트 리모델링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이주와 주민동의 등의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 주공은 30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 골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관 및 마감재 교체,외장 및 천장 보수,조경 공사 등을 진행해 나갔다. 이 아파트 리모델링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복층형 48가구였던 총가구수가 공사후엔 46가구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주공은 4가구를 2가구로 합치는 공법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2가구 사이 벽면은 위층의 하중을 받지 않는 비내력벽이어서 공사에는 별다른 무리가 없었다. 세대통합을 통해 넓어진 1층 실내를 거실로 꾸몄고 2층엔 파우더룸과 욕실 2개를 추가해 주거기능을 한층 높였다. 공군부대안에 위치,소음이 많은 이 아파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공은 차음(遮音) 성능 개선에도 신경을 썼다. 창호 교체를 통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천장엔 흡음제를 넣어 층간 소음을 줄였다. 이 아파트의 리모델링에 주공이 투입한 비용은 모두 17억원이다. 신축 공사비의 53% 수준 비용으로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었으며 임대가치 상승에 따른 흑자도 7억2천여만원에 달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조미란 박사는 "오산외인임대아파트 리모델링은 단순한 개보수 차원을 넘어 건물의 안전진단에서부터 성능개선 등 전반적인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수명 연장 등이 함께 이뤄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