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서울 강남 최고의 예식장중 하나로 통했던 원앙예식장.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이 예식장은 당시로선 드물게 대규모 예식홀과 화려한 시설을 갖춰 예비부부들이 선호했던 곳이이다. 그러나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이 노후화된데다 주변이 온통 상업시설로 바뀌면서 예식장 입지로서의 경쟁력도 상당부분 상실됐다. 건물 소유주인 원앙산업 김철 대표(41)는 고민끝에 리모델링을 결심하고 효성드라이비트를 찾았다. 이후 5개월에 걸친 상담과 1년여의 공사끝에 예식장을 업무용빌딩으로 성공적으로 리모델링해 새로운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 리모델링이 주목을 받는 것은 '용도변경' 리모델링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건물 내·외부를 고치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있도록 바꾼 것이다. 효성드라이비트 리모델링팀과 건축주는 예식장에서 업무시설로 용도를 바꾸기까지 오랜 협의과정을 거쳤다. 건축주는 당초 기존 층수(지하2층,지상5층)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효성드라이비트측은 주변에 고급 레스토랑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한층을 더 올릴 것을 제안했다. 건축법이나 구조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용도를 바꾸면 건물의 가치가 훨씬 올라갈 수 있다는 효성드라이비트의 설명을 듣고 건축주는 원래의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하철 7호선이 완전 개통되면서 주변 환경이 변한 만큼 그에 걸맞은 시설로 바꿔야 좀더 높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건축주도 내렸다. 공사는 2000년 6월2일부터 1년동안 진행됐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지하 1,2층은 말끔하게 새단장했다. 그리고 예식장으로 사용되던 1∼5층은 업무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이와함께 6층을 증축해 고급 레스토랑이 입점할 수있도록 했다. 당초 임대공간도 층별로 임대될 예정이었다. 당연히 개보수도 그에 맞게 진행됐다. 그러나 한국마사회 강남지부가 전층을 임대하기로 하면서 내부 설계가 상당부분 변경됐다. 효과는 만족할 만했다. 리모델링에 모두 20억원의 거금이 들었지만 임대보증금으로만 1백억원이 들어왔다. 건물성능도 개선돼 앞으로 25년간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