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서울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9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내년에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모두 12만3천8백2가구로 올해(13만5천3백36가구)보다 8.5%(1만1천5백34가구)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입주물량이 3만6천6백65가구로 올해 5만9백7가구보다 무려 28%나 급감한다. 이는 IMF 경제위기 이후는 물론 지난 9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이처럼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것은 IMF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 99년과 2000년 아파트 신규분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지속적으로 늘기만 하던 아파트 입주물량이 IMF 영향으로 200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내년에 최저점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서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는 모두 8만7천1백37가구로 올해(8만4천4백29가구)보다 2천7백8가구가 증가한다. 이는 99년과 2000년 용인 화성 등 수도권 일대 준농림지에서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닥터아파트는 분석했다. 닥터아파트는 이에따라 내년에도 서울에서는 전세대란이 재연되면서 전세값이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는데 반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 전세값이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내년에는 잠실 청담·도곡 화곡 등 저밀도지구의 우선재건축 단지가 선정되고 소형평형의무비율 부활 등으로 재건축사업을 서두르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이주가 본격화된다. 이에 따른 이주수요가 최고 1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함께 전세에서 내집마련으로 선회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집값마저 들썩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닥터아파트는 분석했다. 곽 이사는 "내년에 전세를 구하려는 이들은 한발 앞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서울로 접근하기 쉬운 수도권의 역세권 단지를 공략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