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리모델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등 자치단체들이 재건축 용적률을 규제하면서 중층아파트 재건축이 어려워진데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20년된 이상된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남권 일부 단지 주민들이 재건축에서 리모델링 쪽으로 급선회하는 등 시장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택업체들도 리모델링 분야의 인력 조직을 확대하면서 앞다퉈 사업설명회에 나설 태세다. 리모델링 전문업체인 "끌과정" 이경화 실장은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면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전단지 리모델링보다는 동단위 리모델링이 먼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리모델링하기 쉬워져=정부가 최근 발표한 "공동주택관리령 및 관리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전체 입주자 80%이상이 동의하고 시장이 건물의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할 경우 20년 이상된 공동주택은 동 또는 단지단위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재건축의 조합에 준하는 자격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부여키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단지내 도로,주차장,조경시설,놀이터 등 부대시설은 입주자 3분의 2이상 동의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을 얻어 변경할 수 있도록 했고,경미한 개조행위는 시장의 허가만으로도 가능토록 했다. 급물살타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정부의 지원책에 맞춰 리모델링에 나선 단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지난 8월말 서울 마포구 용강동 시범아파트를 통째로 리모델링하기로 주민조합과 계약했다. 지난 71년에 완공된 5~7층 9개동 3백가구를 1년 동안 전혀 다른 평면으로 탈바꿈시키는 공사이다. 구조체만 남기고 내부공간을 전면 개보수하고 앞뒷면 발코니를 설치,전용면적과 서비스 면적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리모델링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내 독신자 숙소를 고급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 14층 1개동에 8평 원룸 4백55가구로 구성된 이 숙소는 리모델링을 통해 85평형 아파트 56가구로 재탄생한다.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는 수정아파트 등 1-2개 동짜리 단지의 동단위 리모델링이 검토되고 있다. 고치면 집값 오를까=리모델링을 통해 얼마나 자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 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공동주택 단지 또는 동단위 리모델링의 선례가 없는 만큼 1~2년간 몇몇 사례가 나와봐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재건축 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동단위로 개보수가 진행되면 공사비 만큼의 시세 상승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34평형 아파트의 평당 공사비가 1백만원이라면 리모델링 후 최소 3천4백만원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