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아파트는 이제 도심 고급아파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평당 분양가를 1천만원이상으로 높게 책정해도 수요자들이 청약신청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고급주거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올들어 분양돼 화제를 모았던 주상복합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가 평당 1천만원이상인 아파트였다. 이들 모두 30~40층의 초고층인데다 평면구성과 인테리어,단지내 조경,건물내 편의시설 등이 호텔급으로 꾸며졌다. 우리나라에서 주상복합아파트가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한 결과 고급 주택으로서 위상을 차지한 것이다. 원스톱라이프 실현에 역점=주상복합은 도심 자투리땅에 들어서기때문에 주거시설로선 단점이 많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선보인 주상복합은 이같은 단점을 상당부문 해소해 수요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우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총바닥면적)을 높이고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바닥면적)을 낮춰서 여유공간을 최대한 늘려놓고 있다. 이렇게 생긴 땅은 각종 테마공원을 마련,거주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주상복합은 초고층으로 지어질 수밖에 없다. 90년대말부터는 지상 30층이상 초고층건물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조망권과 건물외관이 한층 좋아졌다. 더욱 괄목한 변화는 아파트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다. 이때문에 이에 걸맞는 실내 평면과 건물내 부대시설,조경 등을 특화시켜 입주자들이 "원스톱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아파트내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꾸며줘야 도심주택으로서의 장점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최근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는 각종 스포츠시설 쇼핑센터 테마공원 초고속통신망,첨단 관리시설 등을 기본 편의시설로 맞춰준다. 조망권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선보인 서울 여의도 금호 리첸시아와 마포 한화오벨리스크는 좀 더 많은 한강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단지를 판상형으로 배치했다. 입면(외관)도 평면형이 아니면 불규칙 다면형으로 구성,조망권 면적을 늘리고 건물외관도 아름답게 설계했다. 끊임없는 변신과 발전=국내 주상복합아파트 1호로 꼽히는 아파트는 지난 1960년대말에 건립된 청계천 세운상가다. 상가와 아파트를 한 동에 묶어 지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주상복합아파트로 원조로 불린다. 그후 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던 90년대 초반에 LG 대우 청구 등이 저층에 상가,고층에 아파트를 넣는 주상복합을 선보였으나 주목을 끌지못했다. 90년대 중반들어 주상복합건물의 주거비율을 50%미만으로 낮추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시그마(잠실) 나산스위트(보라매공원)등의 새로운 형태의 주상복합이 선보였다. 당시 분양가가 평당 6백만원이상 고가였는데도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잠실 시그마는 건물내에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당시 아파트로는 볼 수 없었던 부대시설을 넣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들 주거비율 50%의 주상복합도 상가분양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주상복합 시장은 다시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97년 주거비율이 70%로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도심 주택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도곡동 우성캐릭터빌과 대림 아크로빌. 30층이상 초고층에 철골구조로 지어져 아파트 외관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정부는 99년초 다시 주거비율을 90%미만으로 올려줬다. 이때부터 부대시설과 평면 마감재를 더욱 고급화해 선보인 여의도 대우트럼월드,도곡동 타워팰리스 등은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분양률을 나타냈다. 작년과 올해 공급된 분당 로열팰리스와 SK파크뷰,서초동 대림아크로비스타,잠실 한화갤러리아팰리스 등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는 최고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