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높은 오름세를 이어왔던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최근 들어 약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다.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부동산114(www.r114.co.kr)의 시황조사를 보면 9월 하순부터 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의 경우 변동률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전형적인 가격 조정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선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올 주택시장은 과도기적 요인이 작용한 것(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 올해 매매.전세가가 급등한 것은 실물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과도기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외환위기 직후 신규분양이 줄어든 영향이 올초에 나타나 신규 입주물량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재건축아파트 물량이 과거에 비해 지역면에서 광범위했고 단지 규모도 커 전세난을 가중시켰다. 또 전세가 월세로바뀌는 과정에서 중소형을 중심으로 한 공급부족이 심각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은 일시적인 것인데다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여서 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압력은 크지 않다. 향후 부동산시장은 실물경기의 흐름을 따라 갈 것이다. 따라서 미 테러사태가 장기화되고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부동산시장이 하향추세를 보이는 것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최근 주택시장 약보합세는 자연스런 현상(부동산114 김희선 상무) 최근 전세.매매가 약보합세는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 이사철이 끝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게다가 올해의 경우 매매.전세가 상승세가 연중 계속된 터라 사람들 사이에 경계심리가 많이 생겼고 이런 차에 미 테러사태가 터지면서 소비심리를 둔화시켰다. 올해 매매.전세가 상승세가 연중 계속된 것은 대형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의 가격 회복 측면에서, 중소형은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 올초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전세가 대거 월세로 전환되자 수요자들이 이사철이 아닌 5-7월에도 물량 확보에 나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주택시장은 연말까지 매매.전세가 모두 약보합세를 띨 것이다. 특히 중대형 물량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조정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20평형대 이하 소형의경우 매매.전세 모두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초까지는 약보합세(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 이사철이 끝나면서 가격이 조정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호가 공백이 크고 양자간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가 불투명하고 미 테러사태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이사철이 다시 시작되는 내년초까지 약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일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현재의 활황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평형별 차등화는 지속(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 주택시장이 계절적 요인, 경기적 요인, 미 테러사태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태지만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든 것은 아닌 듯하다. 향후에도 종목별.평형별 차등화와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다. 올해 가격상승을 이끌었던 양대 테마는 재건축과 중소형 아파트였다. 그러나 재건축아파트는 각종 규제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이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여전히 공급부족 상태인 중소형의 경우 앞으로도 인기를 모을 것이며 공급과잉 상태인 대형아파트들의 가격하락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또 저금리 기조에서 임대사업이 가능한 주택에 대한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