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사업과 관련해 정치권과 주민의 눈치를 보느라 명확한 계획도 없이 땜질 처방에 급급,장기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13일 주장했다. 건산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04년까지 1단계, 2010년까지 2단계 사업을 마무리짓기로 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계획조차 수립되지 못했다"면서 "단기대응식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전.대구 도심통과 구간과 대구 이남 구간은 기존 경부선을 전철화하되서울-대구간은 철도를 신설하는 공사를 1단계 사업으로 정하고 지난 92년 공사에 들어가 현재 67.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 서울의 중앙역 건설과 대전.대구 도심통과 구간의 지하화, 대구 이남구간의전철화, 경주우회 노선 신설 등을 2004년부터 2010년까지의 2단계 사업으로 정한뒤현재 관련 논의가 진행중이다. 다음은 건산연이 지적한 고속철도 사업에 잠재한 문제점들. ▲서울 시내구간 미확정 = 당초 시흥에서부터는 지하로 용산역을 거쳐 서울역으로 진입할 계획이었으나 수조원에 달하는 공사비와 기술적인 문제로 공사 자체가 매우 어렵다. 또 지하화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이 당초 계획이 이제는 전철 선로로 서울역에 들어오는 것으로 묵시적으로 굳어진 상태다. ▲중앙역 위치 결정 = 당초 2004년 1단계 준공에 맞춰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철도청, 건설교통부, 서울시 사이에 역 위치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건립시한도 최소 2010년 이후로 늦춰지고 있다. ▲대전.대구역사 건설문제 = 98년 수정계획에서 지하역으로 건설키로 했으나 향후 승객과 화물 겸용으로 사용될 한반도철도(TKR)을 고려한다면 지하역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대전의 경우 지하역사 건설시 토목공사 상의 기술적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다. ▲2단계 우회노선 신설문제 = 2단계 사업시 경주 우회노선을 신설하라고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주장하고 있으나 이 경우 사업비가 직선노선보다 최소 5배 이상 소요되고 공사기간도 길어진다. ▲호남고속철 분기역 논쟁 = 천안역은 역 이름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또 오송분기역 건립문제와 관련, 건교부와 충청북도 사이의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 국제공항과 연계 소홀 = 경부고속철과 인천 국제공항과의 선로연계는 공항철도가 개통되는 2008년에야 가능, 이때까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두 사업의 연계성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가 미흡하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