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밀도지구를 비롯한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서울지역 전세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수요까지 겹쳐 재건축 단지 인근지역에선 전세물건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사.명일지구 내 동서울아파트가 저밀도지구에선 처음으로 이주에 들어갔다. 또 도곡동 대치주공, 방배동 무지개 소라 등 강남권 중층단지들도 이주 중이거나 이주를 앞두고 있다. 연내 서울에서 이주할 예정인 아파트만도 7천여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이주민들이 자녀 교육문제로 강남지역 가까운 곳의 전세집을 찾아 나서고 있어 구조적인 전세난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이에따라 전세값의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만성적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암사.명일지구 주변의 전세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서울아파트가 이주에 들어감에 따라 이 아파트의 주민들이 이 일대 아파트와 다가구주택으로 몰려 전세 물건이 크게 달리고 있다. 암사동 강동시영 1,2단지의 13∼15평형 전세값은 보름간 2백만원이 뛴 3천5백만∼5천만원선, 명일동 삼익그린 18평형은 최근 8천만원선까지 올랐지만 매물로 나오는 물건을 찾기가 어렵다. 가교공인 민병환 사장은 "이주민들 가운데 세입자들은 보통 4천만∼6천만원선, 이주비를 받는 집주인들은 7천만∼8천만원선의 물건을 찾고 있다"며 "아파트가 달리다 보니 다가구와 연립주택의 전세값도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부터 이주가 진행중인 서초구 방배동 소라아파트(5백61가구) 인근 지역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물량이 완전 바닥난 상태다. 임광.삼익.경남아파트 등의 시세는 지난달 '피크'를 이룬 이후 강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익아파트 29평형의 전세값은 지난달 초보다 2천만원 오른 1억3천만∼1억4천만원선이고 임광아파트 3차 35평형도 1억5천만∼1억6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5백∼6백여가구 규모 중소단지의 이주에도 주변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잠실지구나 청담.도곡지구에서 수천 가구씩 이주가 이뤄지면 서울 전세시장에 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류시훈.김진수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