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준공된지 17∼18년 밖에 안된 아파트 단지들도 앞다퉈 재건축사업의 깃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집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재건축 사업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은지 20년 이상된 노후.불량주택이 재건축 대상이지만 지난 83∼84년도에 준공된 서울 강남일대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고덕 시영, 고덕주공 1∼7단지, 둔촌 현대1차 아파트 등이 재건축사업 추진 움짐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83년말 또는 84년말에 준공된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또 강남구에서는 83∼84년 사이에 준공된 개포 시영 및 개포주공 2∼4단지가 재건축 추진위를 구성했고 80년대 중반에 건립된 일부 중층단지들도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택공사 관계자는 "83∼84년에 준공된 대부분의 주공 아파트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전에 문제가 없는데도 입주민들이 재테크를 겨냥해 재건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덕주공 6단지에 살고 있는 이모(39)씨는 "집값이 98년 매입 당시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사는데는 불편함이 없지만 집값이 뛰는데 재건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재건축아파트 용적률 축소방침에 따라 중층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조합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주변 분위기에 편승해 중층아파트에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