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지상 13층 91실 규모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호텔 개보수에 착수한 것은 작년 7월. 지하와 지상 4층까지의 부대영업장은 그대로 두고 5∼11층까지의 객실부문만 리모델링하는 것이었다. 두산건설은 1990년대 중반 리츠칼튼호텔 신축과 리모델링을 수행했던 경험이 있어 호텔공사의 관행을 잘 알고 있었다. 호텔이 보통 10년 단위로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사수주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호텔은 전면 개보수를 하는 경우가 흔치 않고 객실이나 부대사업장, 건물외관 등 중요 부문만을 선택해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호텔리모델링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객실이나 부대시설을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을 주지 않고 조용히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교호텔 리모델링 역시 지상 4층이하 부대사업장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 영업손실을 최대한 줄여 주는 것이 공사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됐다. 두산은 이런 점을 감안해 공사를 1,2차로 나눠 시행했다. 1차로 5∼8층까지 철거를 마치고 7층까지 객실공사를 먼저 완료해 객실영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8층 공사는 9∼11층 철거와 동시에 진행시켜 객실공사를 물 흐르듯이 진행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당초 4∼5개월 정도 예상했던 공사를 3개월 만에 끝낼 수 있었다. 낡은 배관을 해체할 때는 무진동공법을 도입, 소음과 진동을 줄여 투숙객이 안락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사전에 배관도면을 면밀히 파악한 후 객실손님의 체크아웃 시간을 활용, 공사를 진행했다. 객실을 현대식으로 바꿔놓는 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기존 객실의 경우 80년대에 지어진 것이어서 바닥에 냉난방기가 설치돼 비좁고 지저분해 보였다. 화장실도 좁아서 이용하기 불편하고 객실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화장실 배관이 바닥에 놓여 보수관리를 할때면 아래층 객실을 이용해 점검해야 하는 단점도 안고 있었다. 두산건설은 이처럼 낡은 시스템을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냉난방기는 천장카세트형으로 교체해 객실 공간을 넓혔다. 천장도 평판천장에서 중간이 움푹 패인 우물천장으로 바꿔 고급스럽게 꾸몄다. 화장실도 폭을 30㎝ 정도 넓혔다. 화장실 배관도 천장하향배관으로 처리해 해당 객실에서 바로 관리보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호텔의 경우 건물을 새로 고치면 예전보다 많은 설비와 자재가 추가돼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해치기 쉽다. 이 때문에 추가로 설치하는 설비 및 자재의 무게 위치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공사에 돌입해야 한다. 아울러 건물내 설비의 확장성과 유지보수의 편리성도 세심하게 감안해야 한다. 최근 새로 추가되고 있는 각종 정보통신설비는 특히 유지관리와 확장성에 문제가 없도록 처리해야 낭패가 없다는게 공사담당자의 설명이다. 장영호 건축시공팀 차장은 "호텔 리모델링은 내부구조의 실용적인 구성, 골조의 안전성, 신.구 설비간 조화 등이 핵심과제이며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