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대로와 이어진 47번 도로를 타고 10여분. 각종 조사때마다 수도권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꼽히는 과천시가 나온다. 문원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좌우측 저층 아파트를 거의 가릴 만큼 짙푸르다. 1970년대말까지 논밭이던 이곳에 지난 1981년부터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차례로 들어서 지금은 2만4천여가구에 7만1천여명이 거주하는 전원도시로 변모해 있다. 주부 김명옥(35)씨는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여 공기부터 서울과 다르다"며 "대낮에도 소음이 거의 없어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라고 자랑한다. 최근 이 곳 아파트촌에 5∼10년후를 내다본 장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매값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향후 이뤄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12개 단지(1만2천5백여가구) 대부분 평형의 매매값이 지난 5월초∼6월초에만 3천만∼4천만원씩 뛴 이후 강보합세가 계속되고 있다. 호가만 올라 있는 타지역과는 달리 거래도 꾸준한 편이다.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지하철 4호선 정부청사역과 중심 상업지구에서 가까운 2단지. 대지지분이 26평에 달하는 18평형은 지난 5월이후 4천5백만원이나 올라 2억6천5백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처럼 과천 아파트값이 급상승한 데는 멀리 내다보는 40∼50대 실수요형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들어 서울 청담·도곡지구 아파트 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장기 투자 수요의 일부가 과천으로 옮겨온 것도 매매값을 끌어 올린 요인이 됐다. 동방공인 권세빈 사장은 "매수자의 대부분이 일단 사뒀다가 재건축이 되면 들어와 살겠다는 실수요자들"이라며 "단기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다시 내놓은 물건이 드문걸 보면 투기성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와 달리 별양동 중앙동 부림동에 모여있는 단독주택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관악산 아래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한 중앙동의 단독주택 시세가 가장 높다. 대지 73∼99평 단독주택 가격은 5억5천만∼10억원선까지 다양한 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