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4년 말까지 서울시내에 최초로 건립될 추모공원 후보지가 서초구 원지동 산 83번지와 강서구 오곡동 567번지 일대 등 2곳으로 압축됐다.


추모공원건립추진협의회(회장 김상하)는 5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고문단, 자문위원단, 부지선정심사위원단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원지동과 오곡동 지역을 추모공원 건립 최적지로 선정, 고건 서울시장에게 추천했다.


고 시장은 이중 한곳을 최종 후보지로 확정해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서울시가 급증하는 화장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98년 11월 제2추모공원 후보지 선정작업에 착수한 지 2년8개월만에,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SK와 공동으로 추모공원건립추진협의회(추건협)를 발족한 지 11개월만에 부지선정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추건협은 4차례의 공청회를 통한 여론수렴 결과와 후보지 13곳을 대상으로 접근성, 주변지역 여건, 환경, 토지활용성, 경제성 및 자연재해 등 6개 분야의 18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이들 2곳이 최고점수를 얻어 후보지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양재 I.C에서 800m 거리에 위치한 원지동 부지는 지목이 전답과 임야인 개발제한구역으로 화물터미널∼양곡도매시장 사이의 25m 도로를 이용하면 교통문제 해결이 어렵지 않은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곡동 부지는 올림픽대로, 행주대교, 서울∼김포 외곽순환도로 등 교통접근성이 양호한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후보지로 추천됐지만 인근에 오곡초등학교와 민가 80가구가 있는 점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 시장은 "최고 점수를 얻은 곳을 최종 부지로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그동안 밝혀 왔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 원지동이 추모공원 부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추모공원 부지가 확정되면 서울시는 부지매입, 도시계획 인.허가 등 건립에 필요한 각종 행정 절차를 지원하고, 고 최종현 SK 회장의 화장 유언에 따라99년 5월 서울시에 추모공원 건립 기증의향서를 제출한 SK측이 공사를 맡게 된다.


SK측은 연내 착공에 들어가 400억∼500억원을 투입, 2004년 말까지 추모공원을 완공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며, 추모공원 운영은 현재 서울시립 화장장인 벽제승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맡게 된다.


총 5만평 규모로 지어질 추모공원에는 무연.무취의 최첨단 화장로 20기, 호텔수준의 유족대기실, 장례식장 12실 등을 갖춘 승화원과 납골 5만위를 안치할 수 있는 추모의 집이 들어서게 된다.


또 인공호수, 산책로, 야외공연장, 게이트볼장, 배드민턴장, 어린이놀이터, 기수련장 등 주민편의를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시설도 조성되고 조각품 등 예술품도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추모공원 건립에 맞춰 현재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시장공관을 추모공원안으로 옮기고 추모공원 주변에 저층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장기계획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최종 후보지에 끼인 서초구 주민들이 이날 시청에 몰려와 항의시위를 벌이고 향후 법적 대응방침까지 밝히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어 추모공원 건립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고 시장은 "추모공원 건립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우리 후손에게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서울시민 모두가 뜻을 하나로 모아 추모공원이 차질없이 건립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