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신혼살림집을 얻기 위해 일산신도시를 찾은 회사원 김연준(28)씨는 이사철도 아닌데 예상보다 비싼 전세값에다 나온 물건마저 귀해 난감했다. 장마철 비수기가 시작됐는데도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값이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매물이 거의 없고 간혹 나오는 물건도 하루가 멀다하고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올 봄 전세난을 겪은 수요자들이 미리 집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가을철 전세대란 불가피 =지난 2월초부터 시작된 서울.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값 상승곡선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부동산 서비스인 케드오케이(www.kedok.co.kr) 등 주요 정보제공업체에서 매주 집계하는 전세지수는 올해초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케드오케이가 매주 발표하는 '서울전세지수'는 지난 1월 중순 104.25를 시작으로 지난 25일 1백13.48에 이르기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예년 같으면 전세값이 한풀 꺾이게 마련인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7월 전세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세를 보였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케드오케이 김영수 사장은 "지난 98년부터 중소형을 중심으로 공급량이 줄어 입주물량이 부족한데다 저금리에 따른 월세까지 증가한 게 전세값 상승의 주 원인"이라며 "이런 상태로는 올 가을에도 전세대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7∼9월 입주단지 미리 찾아라 =전세난이 오기전인 여름철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내집마련정보가 김영진 사장은 "중소형은 당분간 가격상승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아예 집을 사버리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를 고를 때는 입주를 앞둔 단지가 유리하다. 입주예정 아파트는 통상 한 달전부터 전세계약이 시작돼 입주시점엔 대부분 소진되므로 7∼9월께 집들이를 하는 단지를 미리 찾으면 다소 여유있게 물건을 얻을 수 있다. 7∼9월엔 서울.수도권에서 17개 단지 1만1천여가구가 입주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