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은 최근 대표적인 악성 미분양 지역인 부산과 대구에서 2천5백가구의 아파트를 단숨에 팔아치웠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아파트(7백92가구)는 평균 청약률이 6 대 1, 대구 달성구 용산동아파트(1천6백19가구)는 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이 조기에 마감됐다.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가 가장 심하다는 지방에서 대규모 신규아파트 물량을 소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5.23 주택경기 부양책 발표 1개월만에 이처럼 주택시장의 회생을 알려주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규주택 시장에선 청약경쟁률이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고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에도 여유자금이 흘러들면서 매매가 활기를 띠고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대형 평형을 포함한 신규 주택에 대한 취득.등록세 감면 및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이 저금리.전월세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신규주택시장 =5.23 주택경기 부양책의 '약발'을 가장 확실히 받고 있다. 전세값 강세 행진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이번 기회에 내집 마련에 나서고 저금리로 인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여유계층이 주택구입 대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목 좋은 곳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어김없이 '떴다방'이 진을 치고 있다. 청약경쟁률은 매번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 발표 1주일 후 실시된 서울 5차 동시분양에선 1순위 청약경쟁률이 올들어 최고치인 10.8 대 1을 기록했다. 서울 문정동 삼성래미안 33평형의 경우 7백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3년간의 서울 동시분양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처럼 분양 시장의 열기가 고조되자 다음달초 실시되는 서울 6차 동시분양에는 올들어 최대 물량인 2천9백여가구가 나올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세제 혜택이 가장 많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이 전체 물량의 57%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미분양아파트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주택공사의 미분양아파트는 5월말 1만4천3백89가구에서 1만2천여가구로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은 5?23조치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아파트 1천여가구를 처분했다. 현대건설의 서울 문래동 '현대 홈타운'도 지난달 하순이후 하루에 10여개씩 꾸준히 팔려 지금은 저층부 일부 대형평형만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대림산업 쌍용 LG건설 남광토건 등 다른 업체들도 미분양아파트의 비율이 5.23이후 4주새 10%안팎 줄었다. ◇ 기존 주택시장 =5.23 조치로 인해 당분간 침체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재건축 바람의 진원지인 강남을 비롯 인기 주거지역에서는 물량이 달리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개포동 주공 고층 23평형의 매매가는 연초에 비해 3천만원 이상 오른 2억1천만∼2억2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31평형도 4천만원 가량 뛴 2억9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매물이 고갈된 상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재건축 추진 소문이 돌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이 뛰고 있다. 31평형은 연초보다 5천만원 오른 2억7천만∼2억8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비수기이지만 하루에 평균 1백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오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현지 부동산업소는 전했다. 분당 과천도 상황이 강남과 비슷하다. 특히 30평형대 이하 중.소형 평형은 연초에 비해 30% 이상,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0% 이상 폭등한 상태다. 40평형대도 15% 가량 올랐다. 과천시 주공 6단지 16평형의 매매가는 로열층 기준으로 연초에 비해 4천만원 뛴 1억9천만∼1억9천5백만원에 형성돼 있다. 분당 시범단지 현대 삼성 우성 32,33평형은 연초에 비해 2천만원 올라 2억1천만∼2억4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분당 서현동 LBA공인 신용태 사장은 "월세 임대를 겨냥해 한 사람이 10가구 이상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건설부동산부 yood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