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가 국내 빌딩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다른 외국인 투자회사들이 외환위기 이후 자산관리공사나 금융권으로부터 인수한 부실채권과 관련 부동산을 내다팔아 현금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규모 부동산 매입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단국대 재단의 부실채권을 다량 확보한 모건스탠리는 재단의 부채를 탕감해 주는 대신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빌딩을 넘겨받게 된다. 모건스탠리는 이와 함께 서울 여의도 '황금의 땅'으로 불리는 라이프건설 소유의 1천5백여평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국계투자회사의 빌딩 매물을 중개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라이프건설의 부실채권을 다량 인수한 상태여서 이 부지가 모건스탠리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이 땅의 가치는 줄잡아 3백5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이 땅을 용도변경한 뒤 최근 부동산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군인공제회에 매각을 검토중이다. 모건스탠리가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 I타워의 매입협상을 마무리짓고 있는 데다 강남 센트럴시티의 메리어트호텔을 사들이기 위한 막바지 조율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