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때 사전청약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어 일반 수요자들이 공개청약을 통해 인기 주상복합아파트 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올들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저층부 선착순 고층부 공개청약'이라는 분양방식이 유행하면서 전체 공급물량의 70% 이상을 사전에 선착순으로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일부 업체들은 선착순 물량마저 사전에 상당부분 팔아버려 분양 당일 모델하우스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물량이 거의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선착순 분양분이 전체의 77%=서울과 경기도 분당 요지의 고급 주상복합이 선풍을 일으키면서 선착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1일 견본주택을 연 29층짜리 한강로 '트럼프월드 Ⅲ' 1백22가구중 72가구를 사전 수의계약 방식으로 분양중이다. 반면 공개청약분은 15∼19층,24∼28층 50가구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여의도 '리첸시아'를 선보인 금호건설도 전체 2백48가구의 77%인 1백92가구(31층 이하)를 견본주택 공개 4일전부터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팔기 시작,계약률이 87%에 달하고 있다. 공개청약을 받아 추점한 물량은 56가구에 그쳤다. 쌍용건설이 지난달 내놓은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도 1천3백91가구 가운데 8백여가구(조합원분 포함)가 사전분양됐다. 때문에 분양 당일엔 전가구가 선착순 분양되는 것으로 오해한 2천여명의 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올초부터 성황리에 분양된 구의동 대림 '아크로리버'를 비롯 분당 '파크뷰',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등이 이같은 사전 선착순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수요자는 분양방식부터 체크해야=건설업체들이 선착순 분양을 선호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개청약을 위주로 할 경우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1까지 나오는 반면 정작 중요한 계약률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선착순 사전분양을 늘리면 떳다방들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는 만큼 실수요자나 회사에 모두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방식이 업체마다 제각각이어서 수요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점을 감안해 사전마케팅 대상에서 제외된 불특정 다수의 수요자들은 분양방식을 꼼꼼하게 살핀 뒤 분양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